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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취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도한 첫 정기인사는 지난해 전체 임원의 40% 이상을 교체한 것과 비교해 소폭에 그쳤다. 신세계그룹의 백화점-이마트 간 계열분리가 확정된 가운데 독자경영을 본격화해야 하는 정 회장은 이마트 출신 인사들을 주요 계열사에 배치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 역시 대표급 인사에 큰 변화는 없었다.
30일 신세계그룹이 발표한 정기인사에서 이주희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송현석 신세계푸드 및 신세계L&B 대표, 민경삼 신세계야구단 대표 등 3명의 대표이사가 퇴임했다. 지난해 전체 대표이사의 약 40%인 9명을 교체한 대대적인 인사와 달리 이번에는 소폭이었다.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4월과 6월 신세계건설, SSG닷컴, 지마켓 대표를 내보내는 인사가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 발탁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정용진 회장이 오프라인 유통 사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 대표는 지난해 이마트의 수익성 강화가 시급했던 시점에 부임해 오프라인 3사(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를 맡아 체질개선을 이끌었다. 올 상반기 이마트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87.5% 증가한 125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성과가 인정됐다.
또 다른 특징은 이마트 출신 인사들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배치된 점이다. 정용진 회장이 신뢰할 수 있는 인력풀을 이용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의 후임으로 이마트24 대표에 내정된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은 이마트 상품본부와 ‘노브랜드’ 운영을 맡았던 인물로, 노브랜드 중심으로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는 데 적임자로 평가된다. 신규 선임된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 전상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김재섭 신세계야구단 대표도 신세계그룹에 입사한 후 여러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다.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 대표는 1년 만에 교체됐다. 신세계푸드를 4년간 이끈 송현석 대표가 지난해 영입됐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교체된 것이다.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 1806억원, 영업이익 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94% 감소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신세계L&B 출신이자 ‘주류영업’ 전문가로 알려진 마기환 대표를 외부에서 다시 영입했다. 마 대표는 2013년 12월부터 신세계L&B 영업팀장, 영업담당 상무 등으로 일한 뒤 2022년 나라셀라로 옮겨 영업마케팅총괄 전무이사를 지냈지만 2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지난달 신세계L&B는 제주소주를 오비맥주에 매각하고 와인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어 마 대표의 경력과 전문성이 반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 부문의 경우 대표급에서 큰 변동은 없었다. 백화점-이마트 계열분리를 공식화하며 정 회장이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회장에 오르며 안정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의지로 분석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윌리엄 김 대표 단독 체제였으나 이번 인사에서 패션 부문과 뷰티·라이프 부문으로 나뉘었다. 김 대표는 패션 부문과 백화점 부문 디지털&글로벌총괄을 겸직하며,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뷰티&라이프 부문 대표를 맡아 협업할 예정이다.
이유리 기자 yrle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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