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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계열분리] 정유경 회장 승진에 이은 신세계그룹 '4세' 승계는

Numbers_ 2024. 10. 3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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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계열분리] 정유경 회장 승진에 이은 신세계그룹 '4세' 승계는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의 일환으로 정용진·정유경 ‘남매 회장’ 체제를 선포한 가운데 두 사람의 자녀인 오너 4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부회장 직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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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가운데 정용진·정유경 회장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 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의 일환으로 정용진·정유경 ‘남매 회장’ 체제를 선포한 가운데 두 사람의 자녀인 오너 4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부회장 직급을 건너뛰고 회장으로 직행한 것은 이마트와 신세계 간 계열분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오너 4세 시대를 맞기 위한 포석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각 부문 오너 4세들의 후계수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30일 2025년 정기인사와 함께 신세계와 이마트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했다. 신세계 회장에 오른 정유경 총괄사장은 ‘사장→회장’으로 ‘퀀텀점프’해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직급상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로 분리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정용진 회장이 현재 직급에 오른 지 7개월 만에 단행된 정유경 회장의 승진은 계열분리에 속도를 내려는 그룹 차원의 의지와 무관치 않다. 두 사람의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괄회장은 1998년부터 순차증여와 주식교환, 인적분할 등으로 이마트와 신세계를 두 축으로 한 지금의 남매 경영 체제를 만들었다.  

이 총괄회장이 올해를 계열분리의 적기로 판단한 것은 손주인 오너 4세 시대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침 정용진 회장의 장남 정해찬(1998년생) 씨와 정유경 회장의 장녀 문서윤(2002년생) 씨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시기와 맞물린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용진 회장은 1995년 결혼한 배우 고현정 씨와의 사이에 정 씨와 딸 정해인(2000년생) 씨를 뒀고, 2011년 재혼한 한지희 씨와의 사이에는 이란성 쌍둥이인 정혜윤(2013년생) 양과 정해준(2013년생) 군이 있다. 정유경 회장은 문성욱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와 2001년 결혼한 뒤 장녀 문 씨와 차녀 문서진 씨를 낳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총괄회장이 본인의 몫으로 각각 10%씩 남겨놓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이다. 업계에서 계열분리와 함께 이 주식을 분배할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그 대상이 정용진·유경 회장이 아닌 손주들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계열분리가 공식화된 이상 이 총괄회장이 이미 각 회사의 최대주주인 자식들에게 주식을 증여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며 “이제 지분을 확보해가야 하는 손주들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분 증여와 관련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남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0%씩을 손주들에게 증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 제공=신세계그룹


오너 4세 중에서도 정 씨의 경영수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정 씨는 2018년 신세계그룹 내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인턴십에 참여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육군을 현역 제대한 후에는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KPMG 인턴십을 거쳐 그해 8월부터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스포츠·피트니스 산업 관련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정 씨의 이러한 행보는 2021년 정용진 회장이 신세계야구단을 인수할 당시 그린 유통과 스포츠, 레저를 아우르는 그룹의 비전과 결을 같이한다. 이에 그룹 내에서는 정 씨가 향후 조선호텔&리조트와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건설 등 계열사를 맡아 시너지를 내는 쪽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계열분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간 남은 지분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정한 친족 간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하려면 상호 보유 지분율이 상장사의 경우 3%, 비상장사의 경우 10·15% 미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마트 산하의 SSG닷컴은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의 지분을 들고 있는 구조다. 여기에 기업집단 간 임원 겸직도 금지되는 만큼 이마트와 신세계의 가교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 임원들의 거취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