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그룹 소속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KH필룩스가 무상감자를 다시 한번 단행한다. 지난 9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렇게 되면 KH필룩스의 자본금은 연초 900억원대에서 80억원대로 줄어든다. 자본잠식도 아닌 상태에서 무상감자를 잇따라 추진하며 시장에선 적지 않은 의구심이 일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H필룩스는 기명식 보통주 5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비율은 80%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2월 8일이다.
무상감자를 마치면 KH필룩스의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8532만5290주에서 1706만5058주로 감소한다. 또 자본금은 428억원에서 87억원으로 줄어든다.
KH필룩스가 무상감자를 진행하는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앞서 회사는 지난 9월에도 같은 이유로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감자비율은 66.67%였으며, 이후 자본금이 955억원에서 319억원으로 줄었다.
일반적으로 무상감자는 결손금이 클 때 자본금을 줄여 회계상 손실을 털어내기 위해 활용된다. 결손금은 사업을 영위하는 데 투입된 비용이 수익을 초과해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때 나타나는 손실이다.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본총계를 늘리는 게 아닌 자본금을 자본총계 아래로 낮추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본잠식 탈출을 위한 궁여지책이기도 하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KH필룩스의 별도기준 결손금은 34억원이다. 지난 2018년부터 적게는 33억원, 많게는 617억원의 순손실이 나타났으며, 올해 3분기에도 누적 9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KH필룩스가 자본잠식 상태인 건 아니다. 올해 3분기 기준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319억원, 4528억원으로 자본잠식과는 거리가 멀다. 급하게 무상감자를 단행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특히 무상감자는 주식수는 줄어듦에도 주주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없어 투자자에겐 악재로 여겨지곤 한다.
한 소액주주는 “자본잠식도 아닌 기업이 왜 무상감자를 두번씩이나 하려는 건지 알 방법이 없다”며 “딱히 자본금 조정이 필요한 상황도 아닌 것 같은데 공식적인 입장 발표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손금이 증가하는 걸 감안해 무상감자를 단행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무상감자 한 차례만으로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KH필룩스는 감자 사유에 대해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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