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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페타시스가 55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로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제이오 인수에 나선다. 크레딧 업계는 일시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전망하면서도 제이오 인수에 따른 사업적 시너지는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최근 시설 투자 및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549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 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청약 및 증자대금 납입은 2025년 2월 중으로 이뤄진다. 조달한 자금은 △1~4공장 증설 및 신규 5공장 신설(2500억원)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제이오 인수(2998억원) 등에 사용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이수페타시스의 대규모 자본 확충에 따라 재무 안정성 지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20%와 34.1%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유증에 따른 자본확충 영향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42.3%와 18.6%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주력 제품인 고다층기판의 생산능력 제고와 시장지위 강화 등의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증자대금 일부(2500억원)와 자체 보유 재원(1500억원)을 활용해 2025년 대구 1~4공장을 증설(800억원, 1차 증설)한다. 이후 2026~2028년에 걸쳐 대구 5공장(3200억원, 2차 증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박원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서버 및 고속 네트워크 시장 성장으로 고성능 고다층기판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사 주문에 적기 대응을 위한 생산능력(Capa) 증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설 계획이 순차적으로 완료된다면 생산능력 제고에 따른 시장점유율 제고 및 외형 성장 등으로 사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연구원은 제이오의 사업 경쟁력 제고 여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이오는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나, 사업적 측면에서 다소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놓여 있다는 판단이다. 이차전지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방 전기차 업황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악재로 부정적 수급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제이오는 올해 들어 종전 대비 부진한 영업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9% 감소한 681억원으로 집계됐다.
박 연구원은 “서버, 네트워크 장비 기업 등을 주요 수요처로 사업을 영위하는 이수페타시스와 2차전지를 주요 전방시장으로 보유하고 있는 제이오 간 사업적 시너지가 단기간 내 의미있는 수준으로 발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수페타시스의 제이오 인수는 주식 및 출자증권을 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내년 3월 7일 기존 최대주주 강득주 대표이사의 지분 575만주를 1581억원에 매수한다. 동시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546만주를 997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제이오가 발행하는 4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인수한다. CB 전환에 따라 발행될 수 있는 신주 수량 215만주를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제이오 주식 1336만주(지분율 33.3%)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단기적으로 유상증자 및 지분인수 계획과 관련한 제반 진행 과정과 완결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고다층 기판 시장의 전방수요 성장세 유지 여부와 인수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실질적인 사업 안정성 제고 여부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이수그룹의 정보기술(IT) 소재 디스플레이 계열사다. PCB(인쇄회로기판)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PCB는 가전제품부터 스마트폰까지 널리 이용되는 부품으로 전자기기의 크기를 줄이고 성능은 높이는 역할을 한다.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다수의 글로벌 IT 기업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제이오는 플랜트 EPC(설계·조달·공사) 및 2차전지 소재 제조·판매업을 영위한다.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 화학 업체들을 고객사로 플랜트 수주 및 시공을 진행하고 있다. 2차전지 도전재(양극 활물질과 음극 활물질 간 전자 이동을 촉진시키는 물질)용 탄소나노큐브(CNT, Carbon Nano Tube) 등도 생산해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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