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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3자연합 '반대' 권고한 의결권 자문사…국민연금 선택은

Numbers_ 2024. 11. 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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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3자연합 '반대' 권고한 의결권 자문사…국민연금 선택은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의 주주제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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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의 주주제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관심이 모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자연합의 제안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3자연합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변경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제안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은 오는 28일 열린다.

ISS는 "3자연합은 거버넌스(지배구조), 실적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납득할만한 대답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현 경영진의 중장기 전략 및 밸류업 계획은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지지를 받는 반면 3자연합이 제공한 사업계획은 별다른 점이 없는데다 대주주인 3자연합 구성원을 신규 이사회 멤버로 선임해야 한다는 것도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 소유와 경영 분리 및 거버넌스 개선 차원에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ISS는 3자연합의 제안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감액배당에는 찬성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3자연합의 제안에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드루이스가 3자연합 측 제안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주총이 일주일가량 남은 만큼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형제(임종윤·임종훈)가 제안한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이사회(모녀 측)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다고 판단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당시 의결권 자문사 5곳 중 3곳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손을 들어줬고 한 곳은 형제 측에 손을 들어줬다. 이번에 3자연합 제안에 반대의견을 권고한 ISS는 중립의견을, 글래드루이스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측에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정관변경은 사실상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관변경은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형제 측의 우호지분은 임성기 선대회장의 조카들의 지분까지 포함해 총 32.07%다.

관건은 다음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이다. 주총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 회장 이사 해임안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다룬다. 이사 해임안은 정관변경과 마찬가지로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의 지분은 10.02%다. 최근 박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여서 국민연금이 박 대표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함부로 예단할 수 없지만 의결권 자문사 의견도 중요한 만큼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