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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 이주 앞둔 ‘울산 중구b04구역’ 6000억 사업비 대여

Numbers_ 2024. 11. 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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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 이주 앞둔 ‘울산 중구b04구역’ 6000억 사업비 대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울산 ‘중구B-0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사업비 6000억원을 대여했다. 대여금은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대부분 이주비 대출에 사용된다. 다만 경쟁사가 컨소시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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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B-0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투시도 /사진 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울산 ‘중구B-0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사업비 6000억원을 대여했다. 대여금은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대부분 이주비 대출에 사용된다. 다만 경쟁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잡음도 일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조합의 이주를 앞두고 이주비 대출 등 사업비 대여를 위해 대규모 대출을 실행했다. 각각 4000억원씩 대여하기로 했으나 삼성물산은 조합 요청에 따라 올해 2000억원을 먼저 대여한 후 내년에 나머지를 빌려준다. 현대건설은 올해 4000억원 전액을 대여한다.

두 건설사의 자금조달 방식이 다르며 삼성물산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선택했다. 15일 유안타증권 주관으로 200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1년 만기로 발행됐다. 삼성물산은 ABCP에 지급보증을 약정하며 PF 성사를 이끌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년 금리 인하와 전반적인 금융시장 안정화를 예상하는 조합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PF를 선택했다”며 “만기가 도래했을 때 직접 차입과 PF 중 조합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금 재조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통해 400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조달했다. HUG는 이 대출을 위해 내부 규정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HUG에 사업비 대출 보증을 신청하려면 모든 시공사가 약정을 체결해야 가능했지만 일부만 참여하더라도 신청할 수 있도록 바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에 대출을 제안할 때 HUG 보증 방식으로 조달하겠다고 협의가 이뤄진 것”이라며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각각 사업 조건이 달라 똑같이 갈 수 없다”고 밝혔다.

금리는 삼성물산이 4.649%(3.649%+가산 1%), 현대건설이 4.688%(4.12%+HUG 수수료 0.568%)로 0.039% 차이다. 근소한 차이지만 건설사들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력이 안 돼 HUG 보증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조합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조합에 제안했던 자금조달 방식으로 추진했고 금융 리스크를 감안할 때 금리 인하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두 건설사가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로 최근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이 꼽힌다. 삼성물산은 최근 하이테크 일감을 주는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내부거래 매출이 감소세다. 2022년 7조1056억원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지난해 5조6493억원, 올 3분기 누적 3조8994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도시정비사업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지켰던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이 달가울 리 없다”며 “두 회사가 맞붙은 서울 한남4구역에서도 수주 경쟁이 가열됐고 이미 수주한 사업장에도 갈등이 번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B-0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울산광역시 중구 교동 190-4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9층, 48개동 3885가구 대단지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조성된다. 공사비는 1조5420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지분율은 각각 50%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