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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의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면서 '영업통' 강성묵 대표 리더십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하나증권이 속한 하나금융지주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에 따른 후보 추천 리스트를 추리고 있다. 하나증권의 체질개선을 이끈 강 대표에게는 호평 일색이다. 특히 경영성적표를 발판 삼은 강 대표가 최대 계열사인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의 임기는 올해 연말까지다. 2023년 1월 하나증권 수장으로 선발된 그는 임기 동안 최우선 과제로 하나증권의 '체질개선'을 이끌어내야만 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규모 적자전환 감행 후 턴어라운드 가시화
1964년생인 강 대표는 서강대학교 사회학 학사를 졸업한 뒤 하나은행에는 1993년 입행했다. 하나은행에서는 영업지원그룹장 겸 리테일영업그룹장(전무), 경영지원그룹장 겸 HR본부장,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 하나은행 중앙영업2그룹장을 역임한 '영업통'으로도 불린다. 이후 하나UBS자산운용(현 하나자산운용) 법인 겸 리테일부문 총괄(부사장),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1월부터는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주 부회장을 겸직할 때에도 그룹개인금융, 그룹자산관리, 그룹CIB, 그룹지원부문 담당을 거쳐 현재는 그룹손님가치부문을 맡고 있다.
강 대표가 하나은행에서 자산운용 계열사들을 거친 뒤 하나증권 수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체질 개선'이 최우선 과제였다. 하나금융 그룹임추위도 강 대표를 하나증권 대표로 추천하면서 "투자은행(IB)에 편중된 하나증권의 업무비중을 리테일과 자산관리(WM)로 확대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자본력에 따라 영업 범위가 결정되는 만큼 자본 경쟁이 심화됐는데, 하나증권도 지주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별도 기준 자기자본 5조9792억원 규모의 국내 7위권 대형 증권사가 됐다. 이를 기반으로 IB 영업을 확대했는데 부동산 투자 쏠림 현상이 심했다. 급격한 외형 성장에 비해 기초체력을 제대로 다지지 못하면서 탈이 났던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강 대표는 취임과 함께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털어내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함께 기록적인 적자전환을 감행했다.
실제로 하나증권 실적 추이를 보면 강 대표 취임 직전인 2022년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966억원, 1306억원을 나타냈는데 모두 전년 대비 80.3%, 74.2% 급감한 수준이었다. 부동산 대체투자로 몸집을 불려왔다가 금리인상기와 맞물려 부동산 경기 한파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다. 강 대표 취임 첫 해였던 지난해에는 이 부실자산을 모두 털어내기 위해 3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실적은 영업손실 3667억원, 순손실 2889억원 등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들어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된 점은 부실자산을 모두 털어낸 덕분이었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958억원, 순이익은 1833억원을 기록했다. 완벽한 'V자' 반등세다. WM 부문 수익 개선과 함께 부동산PF가 포함된 IB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면서다. 하나증권은 "실적 개선을 위한 그 동안의 노력이 전 부문에서 고르게 나타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연간으로도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도록 꾸준히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연임 여부 갈림길 선 강 대표, 거취는
강 대표의 연임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한 배경은 하나증권의 체질개선의 연속성 때문이다. 하나증권이 V자 반등을 그린 뒤 이를 유지하기 위한 '넥스트 스텝'이 강 대표의 손에 달렸다는 것이다.
앞서 하나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정기 상무도 지난달 지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그동안 IB 중심으로 고성장을 해왔지만, 지난해의 경우 오히려 IB에 편중된 수익으로 인해 부침이 있었다"며 "그동안 IB나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중심이었던 전체적인 수익 구조를 균형잡힌 수익구조 모델로 가져갈 것이며, 경쟁사 대비 약한 리테일 부문도 고객들의 자산 증대를 이뤄가면서 좀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강 대표의 영전, 즉 하나은행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신임도 두텁다는 전언으로, 올해 초 지주사의 사내이사가 3인 체제로 바뀔 때 강 대표도 선임되면서 이를 방증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감독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반영하기 위해 예년보다 이른 지난달부터 그룹임추위를 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롱리스트)을 이미 선정하고, 향후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심의를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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