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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의 '보안 M&A' 전략, 이번엔 글로벌 향한다

Numbers_ 2024. 12. 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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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의 '보안 M&A' 전략, 이번엔 글로벌 향한다

인수합병(M&A)으로 보안 역량을 키운 SK쉴더스가 이번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M&A를 추진한다. SK쉴더스는 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SK쉴더스 사이버 시큐리티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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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의 보안관제센터 '시큐디움 센터' /사진=SK쉴더스 홈페이지

 

인수합병(M&A)으로 보안 역량을 키운 SK쉴더스가 이번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M&A를 추진한다. 

SK쉴더스는 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SK쉴더스 사이버 시큐리티 미디어 데이'에서 현재 추진 중인 M&A의 성사 시점이 임박했으며 조만간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보안관제센터 고도화' M&A


김병무 SK쉴더스 정보보안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보안관제센터(Security Operation Center, SOC) 고도화를 위해 올해 중으로 대형 M&A를 할 예정"이라며 "지난 10년간 보안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날 미디어 데이의 마지막 연사로 나서 'Next Generation SOC 3.0'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추진 중인 M&A 계획을 깜짝 공개했다. 회사가 M&A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SOC 역량을 키워 판매하며 새로운 매출을 내기 위해서다. 

SK쉴더스는 자체 SOC '시큐디움'을 활용해 기업고객에게 보안관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시큐디움은 판매용은 아니다. 회사는 추진 중인 M&A가 마무리되면 시큐디움을 보다 고도화할 수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안관제서비스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온프레미스 기반의 구축형이나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보안관제 플랫폼을 판매할 수도 있다. 이렇게 고도화된 보안관제플랫폼은 SK쉴더스의 글로벌 사업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이글루와 안랩 등 국내 정보보안 경쟁사들은 SIEM(Security Information Event Management, 보안 정보 이벤트 관리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플랫폼을 고객사들에게 구축형 및 SaaS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홍원표 SK쉴더스 대표가 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SK쉴더스 사이버 시큐리티 미디어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SK쉴더스


SK쉴더스는 이번 M&A로 반드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과거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정보보안 사업을 추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SK쉴더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홍원표 대표이사 부회장에게도 중요한 과제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을 거친 '삼성맨'이었던 홍 대표는 지난해 8월 SK쉴더스 대표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회사는 홍 대표의 글로벌 사업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SK쉴더스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힘을 쏟는 것은 국내 보안 시장의 규모가 작아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SK쉴더스(이하 2023년 연결기준 매출 1조8735억원)와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2조6208억원), KT 계열사 KT텔레캅(5259억원) 등은 물리·정보보안 사업을 함께 하며 그룹 물량도 갖춰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크다. 하지만 그룹 계열사가 아닌 안랩·이글루·라온시큐어·윈스·파수·지란지교시큐리티 등의 정보보안 기업들의 매출 규모는 크게 뒤진다. 그나마 안랩이 연간 매출 2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고 나머지 기업들은 그 이하의 매출을 내고 있다. 

SK쉴더스 글로벌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은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다. 양사는 올해 9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본사는 한국에 있지만 유럽과 북미 시장에 고객사가 있는 한국 기업들의 보안관제를 함께 책임지는 것이 양사가 추진 중인 사업이다. 고객사의 침해 사고가 국내 사업장에서 날 경우 SK쉴더스가 대응하고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하면 버라이즌이 즉각 대응하는 방식이다. 버라이즌은 통신사로 알려져있지만 보안 사업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며 전문 인력들을 보유했다. SK쉴더스는 버라이즌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기업도 고객사로 유치할 계획이다. 

SK쉴더스의 이같은 글로벌 사업을 위한 투자는 최대주주인 EQT파트너스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진행되고 있다. 김 부사장은 "EQT파트너스가 M&A를 왜 하지 않느냐고 재촉할 정도로 정보보안 사업을 키우는데 있어 큰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지금은 글로벌 사업을 위한 체력을 쌓아가는 과정이지만 추후 EQT파트너스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대상으로도 정보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A 대상 기업명이나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는 이달 중으로 M&A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SK인포섹·ADT캡스서 EQT까지 이어진 보안 M&A


SK쉴더스가 국내 대표 보안 기업으로 성장하는데에는 SK그룹의 적극적인 M&A가 밑거름이 됐다. SK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SK㈜ C&C는 지난 2009년 인포섹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IT서비스 사업을 하는데 있어 정보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SK텔레콤(SKT)이 2018년 국내 물리보안 2위 기업이었던 ADT캡스에 이어 SK인포섹까지 잇따라 인수했다. SKT는 2021년에는 양사를 합병했다. 통합법인은 ADT캡스로 출발했다가 2021년 SK쉴더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2021년에는 SKT가 분할하며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전문 중간지주사 SK스퀘어가 탄생했다. 유무선 통신 관련 회사들만 SKT 자회사로 남고 나머지 보안·모빌리티·커머스 등의 계열사들은 SK스퀘어 산하로 이동하며 SK쉴더스도 최대주주가 SK스퀘어로 바뀌었다.

SK스퀘어는 2023년 7월 글로벌 투자사 EQT파트너스에 보유하고 있던 SK쉴더스의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로 인해 SK쉴더스의 최대주주는 EQT파트너스로 변경됐고 SK스퀘어는 2대 주주가 됐다. EQT파트너스와 SK스퀘어는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하며 글로벌 보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박현준 기자 hj@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