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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현대자산운용 매각' 난항 전망 나오는 이유는

Numbers 2024. 12. 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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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현대자산운용 매각' 난항 전망 나오는 이유는

부동산 신탁업계 6위인 무궁화신탁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고 자회사뿐만 아니라 대주주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 중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현대자산운용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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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사진=블로터DB


부동산 신탁업계 6위인 무궁화신탁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고 자회사뿐만 아니라 대주주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 중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현대자산운용을 두고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궁화신탁 품에 안긴 후 실적 부진과 물류센터 고가 매입, 고가의 투자유치 등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밸류에이션 갭(기업가치 차이)이 커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다.

3일 IB 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내부에서 현대자산운용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무궁화신탁이 직접 보유한 현대자산운용 지분 72.1%다.

무궁화신탁이 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리츠투자운용의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 뒤 현대자산운용의 매각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케이리츠운용은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해 3~4곳의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상황이다. (케이리츠운용 매각 예비입찰 마감…건설사·물류사 3~4곳 참여 블로터 기사 참조)

현대자산운용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키스톤PE가 보유하고 있던 곳으로, 무궁화신탁이 인수한 것은 2020년부터다. 당시 거래 규모는 지분 전량 기준 692억원이다. 2019년 말 자본총계(331억원)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2.1배가 적용됐다. 

현재 매도 측은 현대자산운용 매각가로 900억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PBR 대비 3배 수준이다. 매도 측은 과거 투자유치 과정에서 적용된 밸류에이션을 기점으로 현대자산운용의 희망 매각가를 책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2022년 당시 현대자산운용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50억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당시 보광종합건설사의 계열사인 골드디움은 30만주(당시 지분율 4.8%)를 5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자산운용이 2022년 5월 기준으로 약 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자산운용의 매각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매각가격에 대한 시각차가 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현대자산운용의 자본총계는 331억원 규모다. 과거 무궁화신탁이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할 당시 자본 규모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다. 통상 매물로 나온 종합자산운용사가 PBR 1.5배~2배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주주 측의 희망 매각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적도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현대자산운용은 2020년 무궁화신탁에 인수된 뒤 같은 해 별도 기준 영업수익(매출) 213억원을 거뒀다. 그 뒤의 연도별 영업수익을 살펴보면 2021년 378억원, 2022년 425억원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영업수익이 20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2020년 13억원이던 별도 기준 순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 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2년 14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다시 -69억원을 내는 등 손실을 냈다.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투자 건도 매각에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현대자산운용이 물류센터를 고가로 인수해 매수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평가다. 현대자산운용은 코로나19에 따라 물류센터에 대한 업사이드(추가 상승) 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상태다. 현대자산운용은 2022년 경기도 이천시 덕평 CJ물류센터를 13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해당 물류센터 매입과 향후 신규 개발 사업을 위해 지난 1월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덕평물류밸류애드PFV를 설립했다. 현대자산운용은 KB국민은행, 롯데캐피탈로부터 선순위 766억원,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후순위 584억원 등 총 1300억원 규모 대출약정을 체결해 매입자금을 조달했다.

올해에도 롯데경인양행물류센터를 700억원 초반대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물류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칭)를 설립해 에쿼티(equity) 316억원, 론(loan) 405억원 등으로 조달 구조를 짠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이 현재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과거 물류센터를 비싸게 인수했다”며 “외부 투자 유치도 해놓은 상황이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물류센터 사업 자체가 최근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발 물류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예전만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 자산 매물이 끊이지 않고 자산가치도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에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물류센터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물류센터 자산 매물도 적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자산운용은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8조2786억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다. 주로 부동산 같은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부동산 관련 운용자산은 2조126억원으로 전체의 24.3%를 차지한다. 

현대자산운용은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현대증권이 2008년 설립했지만 2017년 현대증권이 KB투자증권(현 KB증권)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키스톤PE에 매각됐다. 이후 무궁화신탁이 2020년 키스톤PE로부터 현대자산운용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랐다.

무궁화신탁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대주주 지분과 자회사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무궁화신탁의 올 9월 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69%로 집계됐다. 신탁업자의 NCR이 150%를 밑돌면 적기시정조치 중 경영개선권고 대상에 해당된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