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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글로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수 매출에 집중됐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내수 중심서 글로벌로 도약"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 인근 경제구역에 '북경한미 종합기지' 착공식을 개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박 대표가 한미약품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본격적으로 설계 및 실행 방안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약품은 그간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받아 왔다. 2023년 한미약품의 연결 기준 총 매출(내부거래 포함)은 1조7460억원이다. 그중 내수 매출이 1조4031억원이다. 내부거래까지 포함한 매출 중 내수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87.38%에 달한다. 올해 3분기까지 내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87.89%다.
한미약품과 함께 5대 제약사로 꼽히는 △종근당(95.24%) △대웅제약(84.92%) △유한양행(84.64%) △GC녹십자(79.89%) 중에서 한미약품의 내수 매출 비중은 종근당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23년 상반기까지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던 권규찬 본부장이 디엑스앤브이액스 대표로 건너간 후 해당 자리는 공시상 임주현 부회장이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미약품은 지난달 11일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총 3단계에 걸친 중장기 전략 방향을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 진출 토대를 마련하고 2026~2028년까지 3년에 걸쳐 글로벌 운영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029년부터 2033년까지 글로벌 신약 허가 확대 및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을 운영해 글로벌 시장 50위권으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 해당 설명회에서 글로벌사업본부 관련 인력은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 상무가 참여했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선도를 위해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이달 5일 박 대표는 직접 인터뷰에 나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과체중 및 1단계 비만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제로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등 속도감 있게 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상용화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설정하고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시장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 때도 OCI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수출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당시 하나증권에서는 한미약품에 대해 "OCI가 기존에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내수 위주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재현표 북경한미 종합기지?…임종윤 측 "전임자가 만든 성과"
일각에서는 오는 19일 임시 주총을 앞두고 박 대표가 글로벌 매출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지우기 위한 행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는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제안으로 박 대표 및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이사 해임안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다룬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회사로 반드시 도약하겠다며 주주들에게 모든 안건에 반대해달라고 부탁했다. 한미약품은 임시 주총 설명자료를 통해 "전문 경영인이 선두에서 이끌어 나가고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전문 경영인을 지원·감독하는 선진 지배구조를 구축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박 대표가 북경한미 종합기지를 설계·실행했다는 입장에 대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은 "남의 공을 가로채 자신의 덕으로 돌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이사 측은 임 이사가 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와 함께 추진한 '북경 글로벌 제약 종합기지 플랜'을 자신의 업적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이사 측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임성기 선대회장이 한미 100년 대계를 위한 글로벌 신약개발 전초기지 전략의 일환으로 6년 전부터 북경한미약품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프로젝트다. 다만 모녀(송영숙·임주현)의 상속세 자문을 맡아 오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 측 추천 인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전략기획실을 만들면서 올해 1월부터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전면 재검토됐다.
북경한미 관계자는 "임직원들도 박 대표의 북경한미 종합기지 기사를 보고 당황했다"며 "해당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해 온 중국 측 파트너가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 이사 측 관계자는 "박 대표가 구체적인 계획이나 내실 없이 전임자의 성과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볼 때 대한민국 대표 신약개발 기업을 이끌어 갈 경영자로서 역량이 의심된다"며 "이는 북경한미 미래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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