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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G] 김장환 삼화페인트 회장 잇단 지분매각 배경은

Numbers_ 2024. 12. 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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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G] 김장환 삼화페인트 회장 잇단 지분매각 배경은

삼화페인트공업은 고(故) 김복규 회장과 고 윤희중 회장이 지난 1946년 함께 설립한 동화산업에서 시작됐다. 이후 양가의 공동경영이 이뤄졌으나 2004년 윤 회장이 사망한 뒤 경영권은 김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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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공업의 서울 묘동 본사 /사진=네이버 거리뷰

 
삼화페인트공업은 고(故) 김복규 회장과 고 윤희중 회장이 지난 1946년 함께 설립한 동화산업에서 시작됐다. 이후 양가의 공동경영이 이뤄졌으나 2004년 윤 회장이 사망한 뒤 경영권은 김씨 집안이 쥐고 있다.

2007년에는 윤 회장의 둘째아들인 윤석영 부사장이 사임하며 동업관계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이듬해부터 김씨 일가의 지분만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몫으로 분류해 공시해왔다.

 

제2의 영풍·고려아연?…양측 지분 격차 줄어

 

 

김씨 일가 오너 2세인 김장연 회장은 올해 3월 삼화페인트공업 주식 41만9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보유 지분의 약 1.54%에 해당하는 수량으로 이로써 김씨와 윤씨 집안의 지분 격차는 줄어들었다.

김 회장이 올해 주식 일부를 처분하면서 김씨 일가의 지분은 27.3%에서 25.76%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윤씨 일가의 지분율은 18.72%로 현재까지 이를 유지했을 경우 양측의 격차는 7.04%p로 줄어들게 된다.

 
두 가족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갈라서게 됐다. 삼화페인트공업은 2013년 2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당시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시너지파트너스가 각각 50억원, 50억원, 100억원 규모의 BW를 취득했다.

김 회장은 이후 신주인수권만 분리해 매입해 지분을 5.98%p 늘렸다. 2014년에는 고 윤 회장의 아내 박순욱 씨가 BW 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삼화페인트가 이긴 뒤 양측의 갈등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지분율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향후 윤씨 일가가 삼화페인트공업 지분을 추가 매수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윤씨 일가에서 5% 이상 지분을 가진 인물은 고 윤희중 회장의 첫째아들 윤석천 씨와 셋째 윤석재 씨다. 각각 5.52%, 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이 지분을 처분한 것은 주식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2006년 주식담보대출로 하나은행과 대신증권 등에서 13억원의 현금을 마련해 38만4000주(1.71%)를 장내매수했다. 이 거래로 김 회장의 지분율은 27.71%까지 확대됐다. 김 회장은 2013년까지 대신증권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다시 한 번 연장했다. 이후로도 대출창구를 바꿔가며 대출을 연장하면서 대출액이 증가했다. 김 회장이 장내매도 직전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금액은 64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분매각 이후 대출잔액이 30억원가량 남은 것으로 볼 때 약 34억원을 상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회장은 주당 1만459원에 삼화페인트공업 주식을 매각해 43억8232만원을 손에 쥐었다.

 

윤家 최소 123억 현금 필요…김家 13% 자사주 '방어수단'


윤씨 일가는 2020년 이후 삼화페인트 지분을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않았다. 2018년 윤석재 외 5인의 지분이 21.86%였으나 이후 가족 중 한 사람이 지분을 팔고 이탈한 것으로보인다. 2020년 이후에는 윤석재 외 4인이 18.72%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이달 3일 종가 6480원을 기준으로 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려면 123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 윤씨 측이 영풍·고려아연의 사례처럼 자금조달을 위한 파트너를 확보한다면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삼화페인트공업이 보유한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자금의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삼화페인트공업은 9월 기준 자사주 361만2799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 13.28%에 해당하며, 현재는 의결권이 없으나 타 법인 출자 시 의결권이 살아나게 된다. 삼화페인트공업이 자사주 교환으로 우호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양측의 지분 격차는 20%p 이상 벌어지게 된다.

김 회장이 향후에도 지분을 매각해 주식담보 대출금을 상환할지가 쟁점이다. 김 회장은 2021년 1월에도 삼화페인트공업 주식 80만주를 매도해 KB증권에 50억원을 상환했고 한국증권금융에도 40억원을 갚았다.

현재 대출잔액이 30억원가량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후 지분을 매각해 최소 30억원 이상의 현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3일 종가인 6480원을 기준으로 30억원을 조달하려면 46만2963주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 이 경우 김 회장의 지분율은 24.06%까지 하락하게 된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우호지분은 25.7%로 윤씨 일가 측과의 지분 격차는 6.97%p까지 줄게 된다. 결국 향후 대출 잔금을 어떤 방식으로 상환하느냐에 따라 두 집안의 지분 격차 폭이 결정된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