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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셀 떠안는 연기금…비상계엄 선포 이후 1조5000억원 담았다

Numbers_ 2024. 12. 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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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셀 떠안는 연기금…비상계엄 선포 이후 1조5000억원 담았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연기금 등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최근 8거래일만에 1조5000억원가량을 연기금이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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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초롱 기자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연기금 등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최근 8거래일만에 1조5000억원가량을 연기금이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 정국에 이르면서 국내 증시가 널뛰기를 하자 외국인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의 '패닉 셀(공포에 따른 매도)' 물량을 떠안은 양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서 1조5442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 총액이 2조8144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기금이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를 이끈 셈이다. 연기금은 국민연금을 포함해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을 아우르지만 국민연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9649억원, 개인투자자들은 2조4820억원의 매도물량을 덜어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거래소에서 진행한 증시 현황 브리핑때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에서 직면한 구조적인 리스크는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돈이 없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운용 구조가 증시가 떨어지면 사고 올라가면 파는 구조로 탄핵 정국 이후 증시가 폭락하자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수는 4일부터 1차 탄핵소추안 투표 직전까지 3거래일 연속 급락세였던 반면 연기금은 대규모 순매수세였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2500p까지 찍었다가 3거래일 동안에만 71.94p(2.88%) 빠졌고, 코스닥지수는 29.47p(4.27%) 내렸다. 주말 사이 탄핵소추안 표결이 불성립된 것을 확인한 이번주 들어서는 9일에만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각각 67.58p(2.78%), 34.32p(5.19%) 급락했다. 반면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서 8666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이어 10일부터 금융투자사와 사모펀드들이 국내 증시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반등시키자 연기금은 매수 규모를 줄였다. 이날 기관투자가 순매매 규모 총합은 5775억원에 달했으나,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219억원에 불과했다. 지수 반등 분위기가 이어진 11일 들어서는 아예 매도 전환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매도 전환한 것이다. \

지난 12일에도 오전 중에는 매도세를 보였지만 윤 대통령의 긴급 입장 확인과 동시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물량을 내던지기 시작하자 다시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12일에는 3992억원, 13일에는 2738억원어치를 담았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장기투자를 지향하고 허용된 위험한도 안에서 기금의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기금을 운용한다"며 "세부 투자전략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 양해바란다"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