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IPO

'코스닥 데뷔' 온코닉테라퓨틱스, 몸값 낮추기 전략 통했다...공모가 比 33% 상승

Numbers_ 2024. 12. 20. 14:18

▼기사원문 바로가기

 

'코스닥 데뷔' 온코닉테라퓨틱스, 몸값 낮추기 전략 통했다...공모가 比 33% 상승

제일약품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30% 이상 오르며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근 상장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를 피하기 위해 몸값을 낮춘 전략과 회사의 수익원 및 파이

www.numbers.co.kr

 

온코닉테라퓨틱스 연구소 전경 / 사진 제공=온코닉테라퓨틱스


제일약품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30% 이상 오르며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근 상장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를 피하기 위해 몸값을 낮춘 전략과 회사의 수익원 및 파이프라인 가치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약 한파에도 흥행...'몸값 낮추기' 전략 통했다

 

코스닥 상장 첫날인 19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공모가 대비 33.08% 오른 1만730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 2만61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조정세에 들어가며 하락했다. 시가 총액은 종가 기준 1869억원이다.

업계에선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흥행 요인 중 하나로 낮은 공모가를 꼽는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를 피하고자 공모가를 낮추고 상장 후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전략이 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하반기 들어 기업들의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를 한참 밑도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에이럭스는 공모가 대비 38.3% 하락하며 상장 첫날 역대 최대 낙폭 수익률을 기록했다. 탑런토탈솔루션(-23.7%), 씨메스(-23%), 클로봇(-22.5%) 등 최근 상장한 대부분의 기업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큰 하락세를 보였다. 동방메디컬과 오름테라퓨틱은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를 받고 상장을 철회했다.

반면 온코테라퓨틱스는 공모가를 1만3000원 확정하며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1만6000~1만8000원) 하단보다 3000원 낮춰 상장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모집 총액도 최저 248억원에서 201억원으로 감소했다. 제일약품의 자회사에다 국내 최초 상장 전 신약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텍 기업임을 감안하면 낮은 가치 측정이라고 볼 수 있다.

 

수익원 '자큐보'·파이프라인 '네수파립'...가치 인정 받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국산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자큐보정’을 통해 이미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자큐보정은 차세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지난 10월 출시했다.

통상 신약 개발 및 바이오 회사들은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실시하는데 대부분을 신약 연구개발에 사용한다. 다만 신약 개발에 10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이 기간에 회사는 매출 없이 R&D 비용만 대규모로 지출한다.

반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로 이미 매출 기반을 확보하며 ‘돈 버는 바이오사’가 가능했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11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또 주요 파이프라인인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네수파립’ 가치도 인정받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공모 당시 임상2상 단계에 있는 네수파립을 가치 산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2상 단계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통상 약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네수파립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파프(PARP)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 기전의 항암 신약이다. 현재 췌장암 임상 1b/2상을 통해 네수파립의 적정 병용약제 및 용량을 확인하고 있다. 췌장암·자궁내막암·난소암 등의 적응증을 목표로 하며 유방암·전립선암·비소세포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물량 61%는 1년간 보호예수...오버행 리스크 해소

 

향후 지속적인 흥행도 기대된다. 대주주들의 자발적인 보호예수로 오버행 이슈를 해소한 만큼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것을 방어해서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최대주주는 제일약품(53.2%)으로 에스앤피혁신기술1호조합(7.97%), 한국산업은행(7.96),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2호투자조합(5.11%), 비엔에이치4호기술금융투자조합(5.11%) 등이 주주로 등록돼 있다.

주식 5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제일약품은 자발적으로 1년 연장하며 총 2년의 보호예수를 걸었다. 2대주주인 에스앤피혁신기술1호조합도 1년간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에스앤피혁신기술1호조합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모기업인 제일약품이 30억원을 출자해 만든 프로젝트 펀드다. 제일약품은 에스앤피혁신기술1호조합에 30억원을 출자해 9월 말 기준 지분율 35.7%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대주주들의 보호예수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FI는 한국산업은행, 프리미어파트너스, 비엔에이치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이다. 이들의 주식 의무보유 기간은 1개월이다. 이에 따라 상장 후 1개월 뒤 유통되는 주식은 497만7460주로 전체 물량의 46% 수준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큐보의 수익성과 네수파립의 미래가치를 모두 인정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며 "상장 이후로도 우상향을 그리며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