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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삼킨 하림] 새주인 찾고 ‘불확실성’ 제거…‘해운업 불황’ 암초

Numbers_ 2023. 12. 19. 20:05

 

HMM이 하림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오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다만 해운업 불황으로 HMM의 최근 실적은 좋지 않다. 하림그룹은 국내 최대 해운사를 확보하면서 재계 13위권으로 도약하게 됐지만 경영 안정화 등 과제가 산적했다. 특히 해운 업황이 어려운 환경에서 실적 개선을 위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림그룹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18일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로써 유동성 위기로 2016년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하에 있던 HMM의 새주인이 정해졌다.

HMM은 새주인을 맞이하면서 매각 불확실성을 끊었다. 하지만 이제는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해운업계 업황은 좋지 않다. 11월 24일 기준 국제 컨테이너선 운임료 전반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93.21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5109.6)보다 80.6% 감소했다.

HMM의 실적은 이 같은 환경 악화에 영향을 받았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살펴보면 2022년은 전년 대비 34.7% 증가한 18조58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3분기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57.9% 감소한 6조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2022년에는 9조9500억원으로 전년보다 34.8% 증가한 반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93.8%나 감소한 5424억원에 그쳤다.

해운업계 장기불황의 여파는 올 4분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금리, 중동 분쟁, 세계 경제 둔화 및 중국 철강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시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758억원에 그쳤는데 4분기 HMM 영업이익은 이보다 훨씬 감소한 200억원을 겨우 넘어설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동 정세 변화로 인한 시황 변동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HMM은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보복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 우회 노선을 택해 운영 중이다. 부산에서 출발한 선박이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돌아 유럽에 가면 편도 기준 6500㎞를 더 항해해야 한다. 소요 기간이 7∼8일 더 추가된다. 각종 비용 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림그룹도 HMM 인수를 마무리 짓더라도 △'승자의 저주' △자금 조달 △해운시장 장기 불황 등의 과제가 남았다. 무엇보다 경영 안정화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한국을 세계 5대 해운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팬오션 인수 경험을 바탕으로 HMM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하림지주는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 대응력이라면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여이레 기자 gor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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