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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삼킨 하림] ‘팬오션 안착’ 자신감, 벌크선과 시너지 모색

Numbers_ 2023. 12. 19. 20:25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새로운 주인으로 선정됐다. ‘승자의 저주’ 우려에도 인수를 밀어붙인 데는 과거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축적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팬오션은 HMM 인수 주체로 나서며 기존의 축산 사업으로는 부족했던 개연성을 강화했다. 인수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팬오션의 핵심 사업인 벌크화물 운송 서비스와 HMM의 컨테이너 운송간 시너지 창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팬오션 인수·정상화’ 자신감 바탕

 

하림그룹이 HMM 인수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우직하게 밀어붙였고 우선협상대상자로 18일 선정됐다. 하림그룹은 매각 측과 협상을 통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인수 주체인 팬오션과 시너지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이번 HMM 인수전에서 팬오션의 존재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축산 계통의 사업을 영위하는 하림그룹은 해운업체인 HMM과 거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간극은 국내 2위 대형 해운선사인 팬오션을 앞에 내세우면서 상쇄했다. 팬오션은 HMM 인수 주체로 나서며 그룹에 무게감을 더했다.

하림그룹이 자산총계 26조원을 넘기는 HMM 인수에 도전한 배경에는 앞서 팬오션 인수합병(M&A)과 경영 정상화를 통해 쌓은 경험과 자신감이 있다. 그룹은 2015년 1조600억원을 투입해 팬오션을 인수했다. 당시 지주사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가 2400억원을 투입하고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1750억원을 지원했다. 나머지 4400억원은 금융기관에서 충당했다.

당시 팬오션은 199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10년 넘게 구조조정을 거쳤고 2002년 졸업했다. 2004년 STX그룹 품에 안기며 STX팬오션으로 사명도 변경했지만 STX그룹의 무리한 확장에 따른 경영 위기로 인해 2013년 또 다시 법정관리 신세를 졌다. 이후 하림그룹에 인수된 이후 그해 7월 졸업했다.

팬오션은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림그룹 인수 당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193억원 수준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7년 처음 2조원을 넘겼고(2조3362억원) 2021년에는 4조61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9.1% 증가한 6조4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결기준 자산총계도 2015년말 4조원 수준에서 지난해말 7조5489억원으로 75% 늘었다.

팬오션 연간 실적 현황(자료=팬오션 IR Book)

 

 

초대형 국적선사 도약…’시너지 창출’은 과제


하림그룹은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의 초대형 국적선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HMM은 현재 컨테이너선 105척을 운항하고 있으며 79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국내 1위, 세계 8위(시장점유율 2.9%) 해운선사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 1위 벌크 해운사인 팬오션은 올해 상반기 기준 벌크선 301척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화물 1억톤을 운송한다.

향후 팬오션과 HMM의 향후 시너지 방안은 과제로 남았다. 하림그룹은 벌크화물 운송 사업 중심의 팬오션에 컨테이너 운송사업의 강자 HMM이 더해지는데 따른 포트폴리오 확장에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수급, 가격변동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너지 창출 계획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은 서로 별개의 사업으로 시장도 달라서 협업을 만들 여지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보유 선박수나 화물 규모가 커지는 효과는 있지만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교집합 영역이 필요하다. 그나마 HMM이 중장기적으로 벌크운송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협업 구조를 만들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하림그룹은 그동안 인수를 준비하면서 시너지 창출 방안은 충분히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류 관련 자산이나 리소스 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다만 본계약 완료 전까지는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입장문 이외에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HMM 컨테이너선 물동량(자료=HMM IR Book)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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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삼킨 하림] ‘팬오션 안착’ 자신감, 벌크선과 시너지 모색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새로운 주인으로 선정됐다. ‘승자의 저주’ 우려에도 인수를 밀어붙인 데는 과거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축적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팬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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