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코스닥 유동성 점검] '매각무산' 넥스틴, CAPEX 투자는 '이상무'

Numbers_ 2024. 12. 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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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유동성 점검] '매각무산' 넥스틴, CAPEX 투자는 '이상무'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 넥스틴은 올해 진행했던 매각이 무산됐다. 하지만 연구개발(R&D)와 자본적지출(CAPEX)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다만 영업활동 현금 창출력은 이 같은 투자를 지탱하기 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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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 전문업체 넥스틴은 올해 진행했던 매각이 무산됐다. 하지만 연구개발(R&D)와 자본적지출(CAPEX)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다만 영업활동 현금 창출력은 이 같은 투자를 지탱하기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올해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에 매각하면서 투자를 기대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차입으로 대체했다. 현재 수익보다 투자 지출이 많지만, 신규 장비의 수익화에 속도를 내면서 해소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CAPEX 강화…매각무산에 '자금조달' 고심


넥스틴은 반도체 웨이퍼의 패턴 결함과 이물질을 검출하는 검사장비 전문 제조사로 2020년 기술특례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그간 규모를 확장하면서 설비투자를 늘렸다. 특히 유형자산 취득에 쓴 자금은 2021년 41억원이었지만 2023년 166억원으로 4배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도 134억원에서 26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넥스틴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나선 이유는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년 전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이다.

장비 공급량 증가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은 2020년 494억원에서 2022년에는 1149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지난해는 23% 감소한 879억원이었지만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83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49.16%, 2023년 41.1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넥스틴 재무상태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기업평가

 
호실적에도 CAPEX 강화에 따른 재무부담은 커지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이 설비투자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금흐름이 순유출을 이어간 것이다. 실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511억원에서 지난해 4억원으로 급감했다. 또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과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FCF는 -216억원이었다.

넥스틴이 꺼낸 자금조달 카드는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였다. 지난 6월 최대주주인 APS는 KCGI에 넥스틴의 지분 13.1%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당시 KCGI을 상대로1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넥스틴의 주가가 하락한 탓에 협상은 무산됐다. KCGI가 40% 가까이 웃돈을 줘야했기 때문이다. APS는 매각에 실패했고, 10월 자회사인 AP시스템에 지분 4.79%를 넘겼다. AP시스템이 보유한 넥스틴의 지분은 9.37%로 늘었다. 만약 KCGI가 남은 APS의 지분 8.93%를 매입하더라도 넥스틴의 경영권은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협상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넥스틴은 당초 RCPS로 조달한 100억원의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그동안 R&D 비용을 살펴보면 2021년 54억원, 2022년 64억원, 2023년에는 72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넥스틴은 R&D를 위한 유상증자가 철회되자 95억원 규모의 단기성 차입을 진행했다. 재무구조가 양호한 만큼, 부담이 크지 않다. 실제로 올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9.7%에 불과했다. 다만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R&D와 CAPEX를 감당하기 위한 차입 규모가 점차 늘어날 수도 있다.

 

'크로키' 비롯 신규 장비, 새로운 수익원 될까


넥스틴은 당장 순유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투자했던 R&D와 CAPEX는 수익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신규로 개발한 장비가 실적을 견인해 영업현금을 창출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넥스틴은 신규 HBM 장비 '크로키'와 극자외선(EUV) 정전기 제거 장비 '레스큐(ResQ)', 3차원 낸드 검사 장비 '아이리스II(IRIS-II)'는 상용화를 위해 퀄(승인)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레스큐와 아이리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장비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크로키는 다크 필드(DF) 방식의 패턴 결함 검사 장비로 세계에서 3곳만 개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넥스틴은 신규 장비인 크로키 개발을 완료했으며 고객사와 퀄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크로키 장비는 SK하이닉스의 의뢰를 받아 개발을 진행했고 HBM 검사 장비로 활용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은 단수가 올라갈수록 워피지(웨이퍼 휨 현상) 현상이 더 심해진다'면서 '넥스틴은 빛의 주사 방식을 조정해 워피지 현상에도 결함 검출이 가능한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