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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동생 해임 키 쥔 임종윤…향후 행보에 쏠린 눈

Numbers_ 2025. 1. 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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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동생 해임 키 쥔 임종윤…향후 행보에 쏠린 눈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4자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라데팡스) 간의 분쟁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의 내용에 의결권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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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4자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라데팡스) 간의 분쟁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의 내용에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빠지면서 임 이사가 향후에도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특히 4인 연합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해임을 추진할 경우 임 이사의 의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분쟁 합의 내용서 의결권 공동행사 빠져

 

임 이사와 4자연합의 합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의결권 공동행사 조항이 빠졌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통한 지분 이전과 경영권 분쟁 종식, 상호 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등이 담겼지만 구체적인 의결권 행사 관련 조항은 없다.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란 말 그대로 당사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동일하게 행사하겠다는 의도다. 해당 약정이 체결되면 당사자는 합의된 사항 없이는 개별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는 경영권 방어를 막기 위해 우호적인 주주들과 이 같은 약정을 체결한다.

이는 앞서 두 차례 있었던 모녀 측의 계약 체결 사례와 대조된다. 7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합의와 이달 초 3자연합과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체결한 약정 당시에는 SPA와 함께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포함돼 있었다. 

7월 당시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신 회장과 SPA를 체결했다. 당시 모녀는 신 회장과 한양정밀에 모두 한미사이언스 주식 270만2702주(3.95%)를 1000억원에 매각했다. 모녀와 신 회장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도 합의했다.

12월 라데팡스와의 계약에선 해당 조항이 더욱 구체화됐다. 기존 계약에 포함됐던 의결권 공동 행사에 더해 우선매수권(드레그얼롱)과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 등이 추가됐다. 

드레그얼롱은 한쪽이 지분을 팔고자 할 때 먼저 살 수 있는 권리이며, 태그얼롱은 지배주주가 지분을 팔 때 다른 주주들도 동일한 가격에 팔아달라고 요구할 권리를 뜻한다. 사실상 4자연합 당사자들은 합의 없이는 제3자에게 주식 매각도 제한되는 셈이다.

 

4자연합, 임종윤 동의 없이 임종훈 해임 불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없는 상황에서 임 이사는 언제든 4자연합에 비토를 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안은 동생인 임종훈 대표의 해임이다. 4자연합은 임 이사의 동의 없이는 이 임 대표를 해임할 수 없다. 대표 해임 권한을 갖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멤버는 총 10명이다. 이중 4자연합은 신 회장과 송 회장을 포함해 총 5명이다. 임 이사 측 멤버 2명의 동의 없이는 해임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임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에서도 임 이사가 보유한 의결권 주식은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상법상 이사해임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 요건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현재 4인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3380만2327주(49.42%)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분1023만9739주(14.97%), 한양정밀이 270만2702주(3.95%),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626만1230주(9.15%),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341만3840주(4.99%), 라데팡스 자회사 킬링턴 유한회사가 344만911주(5.03%)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임 이사와의 SPA 딜이 마무리되면 3722만1905주(54.42%)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는 이사 해임을 위한 정족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 3월 주총에 참여한 의결있는 주식 비율은 88%다. 비슷한 상황에서 4자 연합이 행사할 수 있는 최대 의결 수는 62%로 참여 주식의 3분의 2를 넘지 못한다. 임 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6.79%) 없이는 임 대표 해임이 불가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그룹의 중국사업 등을 감안했을 때 당장 임 이사가 4인연합과의 동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없는 만큼 향후 언제든 4인연합과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