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

[한미약품 어디로] 임종윤 포섭한 4자연합…임종훈, 대표 해임 가능성 커졌다

Numbers 2024. 12. 27. 13:09

▼기사원문 바로가기

 

[한미약품 어디로] 임종윤 포섭한 4자연합…임종훈, 대표 해임 가능성 커졌다

한미약품그룹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파트너스)이 경영권 분쟁 승기를 잡은 가운데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승기를 잡

www.numbers.co.kr

 

지난달 7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약품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 유한새 기자


한미약품그룹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파트너스)이 경영권 분쟁 승기를 잡은 가운데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승기를 잡은 측이 반대 측과의 동침 과정에서 유탄을 맞은 사례가 발생했던 만큼 분쟁의 완전한 종료를 위해 임 대표의 해임을 추진할 수 있어서다.

 

완전한 분쟁 종식 위해선 임종훈 해임 필요 의견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가 이사회를 열고 임 대표에 대한 대표 해임안을 다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 대표의 사내이사직 임기 만료 시기는 2027년 3월이다. 이사 해임안은 주총 의결 사항이지만 상법상 대표 해임은 이사회 의결로 가능하다. 

사실상 이번 분쟁은 종결 수순이다. 4자연합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의 지분 5% 인수계약을 통해 이미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서다. 이사회 구성 역시 4자연합+임종윤 이사가 7명을 확보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멤버는 △임종윤, 임종훈, 권규찬, 배보경, 사봉관, 송영숙,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신동국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는 임 이사의 핵심 측근이다. 송영숙,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신동국 등 4자연합 측 이사회 멤버는 7명에 달한다. 임 대표의 해임 없이도 그룹의 주요 사안을 4자연합과 임종윤 이사 측이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임기가 남은 임 대표 해임이 논되는 데엔 과거 사례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모녀 측과 형제 측 모두 승기를 잡았을 때 반대편의 손을 잡았다가 반격을 당한 사례가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 4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다. 3월 주총에서 경영권을 가져온 형제 측은 송영숙 회장을 공동대표에 앉혔다. 모친과의 화해를 통한 분쟁 종식이 이유였다. 하지만 송 부회장과 형제 측은 주요 사안마다 갈등을 빚었다. 결국 형제 측이 추진해 온 투자유치는 미뤄졌다. 한 달 뒤 임 대표는 우호 이사진을 활용해 송 부회장을 해임했다.

일각에선 이 당시 송 회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다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형제 측이 송 회장과 신 회장이 연합할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이에 앞서 모녀 역시 3월 주총 전 형제 측을 이사진에서 모두 해임할 수 있었지만 끝내 하지 않았다. 이후 모녀 측은 3월 주총에서 표 대결에서 밀려 일시적으로 경영권을 잃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모녀 측과 형제 측 모두 실권을 잡았을 당시 핵심 측근들은 반대편에 대한 해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반대편과의 동침을 선택한 결과 곧바로 유탄을 맞은 사례가 있었던 만큼 완전한 분쟁 종식을 위해 임 대표의 해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 주총서 사내이사 교체 가능성도…김남규 라데팡스 대표 거론

 

더 나아가 내년 정기 주총에서 임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해임안을 다룰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특별결의 사항이었던 정관변경에 대해 주총 참석 의결권 57.89%가 찬성했지만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결국 부결됐다. 당시 임 이사 측 지분이 14.3%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총에서 4자연합 측이 참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임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안도 가결될 수 있다.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도 점쳐진다. 4자연합 측 인물로 꼽히는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다. 이들의 자리를 김 대표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 대표는 올 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주도하면서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OCI홀딩스 사내이사로 들어가려고 했다. 현재 라데팡스에 고문으로 있는 장윤식 고문도 OCI홀딩스 사외이사에 진입하려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라데팡스가 모녀(송영숙·임주현)의 지분을 매입했을 때 경영에 참여한다고 밝힌 만큼 김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4자연합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4자연합 측은 "별도 이사회나 임시 주총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수 있는 안건을 추진할 것"이라고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