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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생명공학이 대원제약 품에 안긴지 1년이 지났다. 올해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영진 교체와 더불어 계열사 매각과 폐업을 진행해 재무구조 개선에 몰두했다. 재무구조 호전을 통해 주식 거래가 재개되고 사업이 정상화된다면 백승환·백인영의 오너3세 사촌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영진 교체 및 계열사 매각...사업 정상화 몰두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최근 에스디생명공학에 대한 인수 후 통합작업(PMI)을 마무리했다.
대원제약이 에스디생명공학의 PMI를 완료한 것은 인수 1년여 만이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이 진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지분 72.9%를 인수했다. 이어 전환사채(CB)도 사들였다. 대원제약이 출자한 자금은 총 650억원에 달한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한 뒤 사내이사를 전면 교체하며 재무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1월 에스디생명공학 창업자인 박설웅 전 대표를 비롯해 소진일 사내이사, 박도현 기타비상무이사, 김진하 사외이사 등 4명이 전원 퇴임하고 그 자리에 백인영, 김철, 한태수 등 3인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 중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철은 전 LF 코스메틱 사업부 상무를 지낸 인물이다. 백인형 상무는 백승열 대원제약 부회장의 장남이다.
경영진 쇄신과 함께 불필요하거나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계열사 정리도 이뤄졌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인 포장재 전문업체 애니코스의 매각을 실시했다. 애니코스는 에스디생명공학이 지분 93.6%를 들고 있었으며 지난해 매출 137억원, 순손실 51억원을 기록해 가장 손실 규모가 컸던 종속기업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에는 화장품 판매업체 에스디플랫폼 지분 91.8%를 전량 매각했다. 화장품기업 삼우생명과학, 건기식 전문기업 에스디큐어 등을 처분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샵이오를 폐업하기도 했다.
1년새 영업손실 축소...내년 하반기 주식 거래 재개 기대
계열사 정리는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은 2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35.8% 쪼그라들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186억원에서 57억원으로 줄었다. 수많은 계열사를 매각 및 폐업하면서 외형은 축소됐지만 손실을 크게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주식 거래 재개가 기대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범위제한과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 중인 종목이다. 당초 올해 1월 의견거절 문제가 해소되면서 3월 거래 재개가 기대됐지만 사업 손실이 이어지면서 주권매매거래 정지 기간이 연장됐다.
코스닥 시장 규정에 따르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차손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최근 3사업연도 연속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발생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률(손실률)은 2021년 86%에서 2022년 1552.5%, 2023년 51.5%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 꾸준한 재무개선 노력으로 손실률은 올해 3분기 기준 24.8%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현재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가 에스디생명공학에 개선기간 12개월을 부여하면서 내년 5월에 이후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적인 결격 사유가 없다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엔 거래가 재개될 전망이다.
백인환은 의약품·백인영은 신사업...오너3세 사촌경영 본격화
에스디생명공학 사업이 정상화는 대원제약의 3세 경영승계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올해 초 대원제약은 백승호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사장이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이전까지는 창업주인 고 백부현 회장의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차남 백승열 부회장이 이끌어왔다. 백승호 회장이 대표 자리를 물러나고 그의 장남인 백인환 사장이 신임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숙부·조카 공동 경영 체제가 된 상황이다.
여기에 백 부회장의 장남인 백인영 상무가 대원제약 헬스케어본부 본부장과 함께 에스디생명공학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조만간 사촌경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두 사촌의 경영 영역은 차별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대원제약의 기존 의약품 사업은 백인환 대표가 맡고 화장품, 헬스케어사업 등 신사업은 백인영 상무가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인영 상무는 현재 대원제약에서 헬스케어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헬스케어본부는 대원제약의 신사업 분야를 책임지는 조직이다. 백 상무가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에스디생명공학 사업 역시 대원제약의 헬스케어본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사촌 간 경영승계가 진행중인 대원제약 입장에서 에스디생명공학의 정상화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제약·바이오사업과 헬스케어사업에 대한 업무 분장이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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