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시 소수주주 측 이사 선임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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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시 소수주주 측 이사 선임 불가“

 

/사진 제공=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최윤범 일가의 유미개발에서 주주제안한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소수주주를 위한 신규이사 선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일 MBK-영풍 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 측이 주장하는 소수주주 보호는 집중투표제 도입의 허울 좋은 명분”이라고 밝혔다.

MBK와 영풍에 따르면 집중투표제 도입 의안이 가결되고 이사진 수가 19인으로 제한되면 주요 주주들의 보유 지분을 고려했을 때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것은 1대 및 2대 주주에 한정된다.

이는 소수 주주가 1인의 이사 선임을 위해 필요한 최소 보유주식수를 산출하는 공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집중투표시 각 주주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수에 선임 대상 이사의 인원수를 곱한 수의 의결권을 가지고 임의로 이를 1인에게 모두 투표하거나 또는 분산해 투표하게 된다. 집중투표결과 최다 득표를 한 이사후보자 순으로 선임해야 할 이사 수만큼 선임한다.

자료=MBK파트너스

n명의 이사를 자기 뜻대로 선임하기 위해 보유해야 할 주식 수(Xn)는 ‘Xn=[nXS/D+1] +1주’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A 회사의 발행주식총수가 120주인데 이 중 의결권이 있는 주식 100주가 주주총회에 출석하고, 해딩 주주총회에서 총 3명의 이사를 집중투표제로 선임하려고 할 때 1명의 이사를 선임시킬수 있는 최소 보유 주식 수는 ‘[100X1/(3+1)] +1’이다. 즉, 소수주주가 이사 1인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최소 26주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이 공식을 고려아연의 주주총회에 대입해서 살펴보면, 최 회장 측 집중투표제 및 이사 수 상한제는 소수주주를 위한 신규이사 선임 자체를 무력화한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의 안건(제1-1호)과 이사 수 상한을 19인으로 제한 안건(제1-2호)이 모두 가결된다고 가정할 경우, 기존 이사회 12인(성용락 사외이사 제외)을 고려할 때 신규 이사선임은 7인으로 제한된다.

MBK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기습적인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이를 몰랐던 소수주주들은 자신들의 의사를 대변할 이사 후보를 추천할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며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소수주주들의 이사 선임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3월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19인 중 기존 4인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임기만료 5인 중,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예상되는 1인 제외) 새롭게 4명의 이사 선임이 필요하다. 

자사주를 제외한 출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가 1815만6107주라고 가정하고, 100% 출석률일 경우 신규이사 선임에 필요한 최소 보유 주식수는 363만1222주로 추산된다. 이는 소수주주가 의결권 기준 20% 이상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고려아연의 2024년 3월 정기주총 참석률 90%를 적용할 경우 약 7.5%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외에는 본인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를 아예 이사회에 진출 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경우 3% 지분을 가지는 어느 소수주주가 이사 1인을 집중투표제 하에서 선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40명 이상으로 구성돼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MBK와 영풍 연합은 최 회장 측이 이사 수 상한제를 제안함으로써 이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MBK는 “고려아연 주식의 80~90%을 1대 주주(영풍과 MBK파트너스)와 2대 주주그룹 (최씨 가문과 한화 등 우호주주그룹)이 소유하고 있다”며 “사실상 고려아연 소수주주들이 특정 이사 후보 한 명을 이사회에 포함시키기 위해 과반 이상 결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과 같이 일부주주에게 주식이 집중된 구조에서 집중투표제는 이사회가 1대주주와 2대주주의 후보자로 구성될 수 밖에 없어 일반 소수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작동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MBK와 영풍 연합은 집중투표제 도입의 실질은 최윤범 회장 개인의 자리보전용 수단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MBK는 "표 대결에서 불리한 최윤범 회장이 소수주주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집중투표제를 제안했다"며 "이는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이사회 과반수 확보를 저지하기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것임이 더욱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중투표방식의 이사선임이 상법을 위반하고 주주평등의 원칙을 위배한다”며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의 집중투표제 역시 소수주주의 권리까지 침해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