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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VC협회장 김창규·박기호·송은강 3파전…사상 첫 경선 기대

Numbers 2025. 1. 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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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VC협회장 김창규·박기호·송은강 3파전…사상 첫 경선 기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차기 협회장 선거가 3파전을 보이고 있다. 쟁쟁한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협회 설립 사상 첫 경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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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사진=각 사 홈페이지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차기 협회장 선거가 3파전을 보이고 있다. 쟁쟁한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협회 설립 사상 첫 경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 선거에서 16대 협회장이 선출되면 2년간 VC협회를 이끌게 된다. 


차기 협회 과제 산적…3인3색 출사표


3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등 3명이 VC협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VC협회는 지난 26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후보자를 모집한다. 지원자는 협회 회원사 3곳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는 1월24일 열리는 회장추천위원회에서 과반수의 동의를 얻으면 최종 후보로 등록된다. 협회장은 내년 2월 말 결정된 뒤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벤처투자 시장의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수가 협회장 지원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협회장인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선출 당시부터 추진해온 벤처투자 데이터 통합, 민간출자자(LP) 벤처펀드 출자 확대, 퇴직연금의 민간모태펀드 출자 허용 등을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예산 증액 등 차기 협회장이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이들이 모두 최종 후보로 등록되면 VC협회는 사상 첫 협회장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르게 된다. 이사회 투표를 통해 1명을 선발하고, 회원총회 찬반투표를 거쳐 협회장을 최종 선출하는 방식이다. 제15대 협회장까지는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를 선정해 표결을 거친 후 회원 총회에서 추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창투사 오너' 관행 깨지나…중견VC·금융지주 출신 경력 다양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그동안 협회가 암묵적으로 지켜온 규칙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지금까지는 창업투자회사 오너 출신이 협회장을 맡아왔지만 김 대표와 박 대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 대표가 속한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최대주주는 우리금융지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김 대표는 1994년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에 입사해 30여년간 일해온 인물이다. 현재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운용자산(AUM)은 약 1조2000억원이며 김 대표가 대표 펀드매니저인 펀드는 6000억원에 이른다. 오너는 아니지만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시작부터 대형VC로 발돋움하는 과정까지 일조한 공신인 셈이다.

LB인베스트먼트 역시 LB가 지분 100%를 가졌으며, LB의 최대주주는 구본천 LB 회장이다. 박 대표는 1988년 KB창업투자에 입사한 뒤 1999~2003년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일했다. 이후 LB인베스트먼트로 이동해 2019년부터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기간 박 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의 AUM을 1조1300억원까지 늘리며 대형VC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대표는 하마평에 오른 후보 중 유일한 회사 오너이자 창업자로 캡스톤파트너스 지분 24.77%를 보유하고 있다. 송 대표는 1997년 VC 업계에 입문해 2008년 캡스톤파트너스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코스닥 기업공개(IPO)도 성공시켰다. 다만 캡스톤파트너스는 AUM이 4500억원 수준으로 우리벤처파트너스나 LB인베스트먼트와 달리 중견VC에 속한다. 지금까지 VC협회장이 주로 대형VC에서 나왔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국내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VC협회장은 명예직이지만 협회장 개인은 물론이고 소속된 회사의 입지까지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당선자가 내정된 상태에서 선거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다수의 후보가 몰려 경쟁체제가 이뤄진다면 벤처투자 업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