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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지배구조 핵심지표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거버넌스 체계를 진단합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배구조 핵심 지표 성적이 공개된 후부터 지금까지 매년 '주주' 관련 항목에서 높은 준수율을 보였다. 특히 3년 주기로 정하는 중장기 정책에 따라 유추 가능한 범위에서 주주환원을 하기 때문에 배당 우등생으로 불린다. 분기배당, 기본배당 등 배당예측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뒀다.
구조조정 맞물려 안정적 배당 본격화
지배구조 모범규준 세부준칙에 따르면 기업은 배당을 포함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및 향후 계획 등을 마련하고 이를 주주에게 안내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는 매년 이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성과를 설명한 첫 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포스코의 주주친화정책은 '안정'에 방점을 뒀다. '장기 안정적인 현금배당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에 따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5년 대기업 최초로 분기배당제도 도입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분기배당의 경우 1년에 1번 지급이 아니라 3~4번에 걸쳐 현금이 유출되기 때문에 반드시 재무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러나 당시 포스코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권오준 전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전략사업을 제외하고 성과가 보이지 않는 사업은 모조리 접는 고강도 쇄신안을 추진했다. 구조조정과 주주환원이 동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포스코로서는 분위기 전환이 시급했다. 마침 2016년 정리하려 한 사업의 80% 이상을 매각 또는 청산해 내실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확신한 경영진은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부터 고쳤다.
2016년 8월 첫 분기배당금으로 주당 1500원씩을 지급했으며, 그해 11월에는 주당 750원씩 보상했다. 첫해는 금액이 들쭉날쭉하는 등 미흡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듬해 1500원씩 동일한 배당금을 분기마다 내주며 1년 만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2016년과 2017년 최강의 경영상황에도 연간 총 6400억원의 동일한 배당금을 지급한 포스코는 구조조정을 마친 직후인 2018년 총 8000억원을 배당하며 주주환원 수준을 크게 상향했다. 코로나19로 전 산업이 위태로웠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23년까지 분기배당금을 포함해 연간 8000억~1조원의 배당금을 지출하며 주주환원에 힘썼다.
당기순이익→잉여현금흐름…현실성 높은 배당 기준 제시
최정우 전 회장 시절에는 3개년 배당계획을 공표하며 이전보다 주주친화정책이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당 규모 산출 기준도 명확히 제시했다.
2020~2022년에 처음으로 중장기 목표를 토대로 배당금을 지급했다. 당시에는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순이익을 기반으로 배당 수준을 정했다면 지주회사로 전환한 직후인 2023년부터는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을 기초로 배당금을 산정했다. 이는 자회사 경영현황을 살피고 투자를 지원하는 지주회사 본연의 기능을 감안한 조치로 '선 투자 후 주주환원'으로 현금활용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이와 함께 기본배당을 도입했다. 이는 실적이 나빠도 정해진 금액은 무조건 주겠다는 일종의 배당하한선이다. 기존의 분기배당이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기본배당은 '예측성'을 감안한 장치다. 포스코홀딩스가 제시한 기본배당금은 주당 1만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현금배당액은 약 7600억원이다.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이 대략 4조원이고 이차전지 소재 등 신규 투자를 고려할 경우 주당 1만원의 배당하한선은 무리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자사주 활용'이다. 최근 기업들은 배당은 물론 자사주 소각·매입까지 포함한 포괄적 개념의 '총주주수익률(TSR)'을 주주가치 제고의 지표로 삼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이런 추세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소액주주를 위한 주가부양책을 평가할 때 매입보다 소각을 더 긍정적으로 본다.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 주식가치가 오르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자기자본이 감소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자기자본이 많은 기업은 자본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최 전 회장 재임 시절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이 두드러진 반면 소각은 단 한 번 이뤄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해 말 포스코홀딩스가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에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자사주 비중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미 지난해 66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해 2021년 13.3%였던 자사주 비중이 8.5%로 감소했다. 이후 추가 소각으로 2026년까지 자사주 비중을 4.6%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2일 종가를 기준으로 자사주 4.6%만 남기고 모두 소각한다는 전제로 계산하면 소각 비용은 약 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향후 포스코홀딩스가 소각 목적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할 경우 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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