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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 빅뱅] 승계 버팀목 ‘조선’ 업은 정기선, 신사업 경영 탄력 | HD현대②

Numbers_ 2025. 1. 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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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 빅뱅] 승계 버팀목 ‘조선’ 업은 정기선, 신사업 경영 탄력 | HD현대②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승계가 그룹의 지주사 전환 이후 지분승계만 남겨놓았다. 정 부회장의 지분매입 재원은 계열사의 배당이었는데, 최근 이 대상이 HD현대오일뱅크에서 HD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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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 /사진 제공=HD현대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승계가 그룹의 지주사 전환 이후 지분승계만 남겨놓았다. 정 부회장의 지분매입 재원은 계열사의 배당이었는데, 최근 이 대상이 HD현대오일뱅크에서 HD한국조선해양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신사업의 성과도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오일뱅크→HD한국조선해양 배당 중심 이동


HD현대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오는 2027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7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배당락 효과를 분산시키기 위해 분기배당도 지속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지난 2018년 지주사 전환 체제 이후 6년간 평균 93.2%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배당성향 추이는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2018년 99.4% △2019년 37.6% △2020년 115.5% △2021년 78.4% △2022년 154.6% △2023년 73.5% 등이다.

HD현대는 HD현대그룹 지주사로 HD현대의 지분율을 확대하면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2018년 3월 KCC가 보유하던 HD현대 지분 83만1000주(5.10%)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취득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6.12%까지 확대했다. 

HD현대의 고배당 기조는 정 부회장의 든든한 수입원이다. 정 부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2019년 154억원 △2020년 154억원 △2021년 231억원 △2022년 191억원 △2023년 229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HD현대의 배당 재원은 계열사의 배당에서 나온다. HD현대 아래에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중간지주사가 있다. 중간지주사별 사업 성과에 따라 HD현대의 배당 수입이 늘며 결과적으로 정 부회장이 받는 배당도 늘어나는 구조다.

과거 HD현대의 배당은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HD현대오일뱅크가 맡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배당수익의 86%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글로벌 정유‧석유 업황 악화로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HD현대오일뱅크의 배당금은 2837억원으로 전년동기(2360억원) 대비 16.8% 감소했다.

최근에는 조선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HD한국조선해양에서의 배당금 수취가 기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그룹의 조선3사 중간지주사로 조선업황이 부진했던 과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올해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정 부회장은 HD현대 대표, HD한국조선해양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부회장, HD현대사이트솔루션 부회장, HD현대오일뱅크 부회장 등을 겸하고 있다. 지주사와 중간지주사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임원으로서 받는 보수도 주요 수입원이 된다.

 

/사진 제공=한국조선해양

 

신사업 원전‧수소‧바이오, 정기선 경영능력 ‘시험대’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업 기술혁신과 함께 신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일선에 적극 나선 만큼 향후 신사업의 성과는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HD현대그룹의 신사업으로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수소, 신약 분야가 꼽힌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SMR, 해상풍력 등 신재생 사업에 진출한다. HD현대는 2022년 미국 SMR 개발기업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약 430억원)를 투자해 해상발전‧추진용 소형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스코틀랜드엔터프라이즈와 부유식해상풍력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독자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HD하이드로젠을 설립하고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전문기업 컨비온을 약 1065억원(7200만유로)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HD하이드로젠은 연료전지 300KW 제품을 개발해 육상발전, 수전해, 선박추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HD현대그룹의 숙원사업으로 선박‧건설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같은 해 12월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R&D) 자회사 에이엠시사이언스(AMC사이언스)를 신규 설립했다. AMC는 'ASAN MEDICAL CENTER'의 약자로 아산병원의 임상 및 연구자원을 활용해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업을 육성하게 된다. AMC사이언스의 초대 대표는 그간 HD현대그룹에서 바이오 사업 기반을 마련해온 부지홍 HD현대미래파트너스 대표가 맡았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