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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승계가 그룹의 지주사 전환 이후 지분승계만 남겨놓았다. 정 부회장의 지분매입 재원은 계열사의 배당이었는데, 최근 이 대상이 HD현대오일뱅크에서 HD한국조선해양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신사업의 성과도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오일뱅크→HD한국조선해양 배당 중심 이동
HD현대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오는 2027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70%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배당락 효과를 분산시키기 위해 분기배당도 지속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지난 2018년 지주사 전환 체제 이후 6년간 평균 93.2%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배당성향 추이는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2018년 99.4% △2019년 37.6% △2020년 115.5% △2021년 78.4% △2022년 154.6% △2023년 73.5% 등이다.
HD현대는 HD현대그룹 지주사로 HD현대의 지분율을 확대하면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2018년 3월 KCC가 보유하던 HD현대 지분 83만1000주(5.10%)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취득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6.12%까지 확대했다.
HD현대의 고배당 기조는 정 부회장의 든든한 수입원이다. 정 부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2019년 154억원 △2020년 154억원 △2021년 231억원 △2022년 191억원 △2023년 229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HD현대의 배당 재원은 계열사의 배당에서 나온다. HD현대 아래에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중간지주사가 있다. 중간지주사별 사업 성과에 따라 HD현대의 배당 수입이 늘며 결과적으로 정 부회장이 받는 배당도 늘어나는 구조다.
과거 HD현대의 배당은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HD현대오일뱅크가 맡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배당수익의 86%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글로벌 정유‧석유 업황 악화로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HD현대오일뱅크의 배당금은 2837억원으로 전년동기(2360억원) 대비 16.8% 감소했다.
최근에는 조선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HD한국조선해양에서의 배당금 수취가 기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그룹의 조선3사 중간지주사로 조선업황이 부진했던 과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올해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정 부회장은 HD현대 대표, HD한국조선해양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부회장, HD현대사이트솔루션 부회장, HD현대오일뱅크 부회장 등을 겸하고 있다. 지주사와 중간지주사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임원으로서 받는 보수도 주요 수입원이 된다.
신사업 원전‧수소‧바이오, 정기선 경영능력 ‘시험대’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업 기술혁신과 함께 신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일선에 적극 나선 만큼 향후 신사업의 성과는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HD현대그룹의 신사업으로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수소, 신약 분야가 꼽힌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SMR, 해상풍력 등 신재생 사업에 진출한다. HD현대는 2022년 미국 SMR 개발기업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약 430억원)를 투자해 해상발전‧추진용 소형원전을 개발하고 있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스코틀랜드엔터프라이즈와 부유식해상풍력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독자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HD하이드로젠을 설립하고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전문기업 컨비온을 약 1065억원(7200만유로)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HD하이드로젠은 연료전지 300KW 제품을 개발해 육상발전, 수전해, 선박추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HD현대그룹의 숙원사업으로 선박‧건설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같은 해 12월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R&D) 자회사 에이엠시사이언스(AMC사이언스)를 신규 설립했다. AMC는 'ASAN MEDICAL CENTER'의 약자로 아산병원의 임상 및 연구자원을 활용해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업을 육성하게 된다. AMC사이언스의 초대 대표는 그간 HD현대그룹에서 바이오 사업 기반을 마련해온 부지홍 HD현대미래파트너스 대표가 맡았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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