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홀딩스' 흔드는 제주항공 주가, 1분기 '주담대 300억·EB콜옵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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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홀딩스' 흔드는 제주항공 주가, 1분기 '주담대 300억·EB콜옵션' 도래

/사진 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대주주인 AK홀딩스의 유동성에도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1분기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융통한 전환사채(CB) 상환(1건)과 주식담보대출 만기(2건)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제주항공 주식은 7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제주항공이 상장된 지난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한때 6920원을 기록하는 등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큰 폭의 주가하락은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29일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2216편이 활주로를 이탈하며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난처해진 것은 AK홀딩스다. 제주항공 주식의 절반 이상을 보유했고 이 중 75%를 담보로 자금을 빌렸기 때문이다. CB 풋옵션, 대출 만기 등의 일정도 다가오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단위:원, %)

 
주가, 'EB 교환가액·담보유지비율' 절반 이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은 제주항공 지분 53.61%(4323만5037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75.47%인 3262만7594주를 담보로 약 2500억원을 차입했다. 자금조달 방식별 금액은 △주식담보대출 1673억원(8건) △교환사채(EB) 787억원 등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주담대 계약이 담보유지비율을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지분 33.96%(2738만9635주)를 담보로 1673억원을 확보했다. 각 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은 120~180% 수준이다.

AK홀딩스가 조달한 가장 큰 규모의 주담대는 지난해 2월 KB증권로부터 받은 500억원이다. 당시 계약 담보유지비율은 180%였지만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10%를 밑돈다. 총 8건의 주담대 중 3건을 제외한 모든 계약이 담보유지비율보다 낮다. 

2022년 발행한 EB의 조기상환 청구(풋옵션)도 부담이다. 당시 AK홀딩스는 863만7873주를 담보로 EB를 발행했다. 교환가액은 1만5050원이며 총조달금액은 1300억원이다(유상증자 반영). 

문제는 주가가 교환가액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풋옵션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과 11월 채권단이 풋옵션을 행사해 AK홀딩스는 463억원을 지급했다. 현재 남은 CB 담보 주식은 522만9235주로 약 787억원 규모다.

 

내달 EB 풋옵션…1분기 말 주담대 310억 만기

시장의 시선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2건의 주식담보대출과 EB 풋옵션에 쏠려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에 갚아야 하는 제주항공 주담대 계약은 총 2건이다. 계약 주체별 금액 및 만기일은 △AK홀딩스 300억원(3월31일) △애경자산관리 10억원(3월26일) 등 총 310억원이다.

올 상반기로 기한을 넓히면 상환 부담은 더 커진다. AK홀딩스가 조달한 주담대 2건이 2분기에 만기를 맞기 때문이다. 금액 및 만기일은 △40억원(5월21일) △300억원(6월26일) 등이다. 

오는 2월 EB 풋옵션 청구일이 돌아온다. 현재 제주항공의 주가가 교환가액(1만5050원) 이하인 만큼 투자자들은 EB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를 부양할 호재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AK홀딩스 관계자는 "CB 콜옵션의 경우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상환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주담대 역시 상환 또는 대환 계획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제주항공의 모기업으로서 참사를 수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