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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개편' 포기한 두산, 스코다파워 IPO로 '자금조달' 유턴

Numbers_ 2025. 2. 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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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개편' 포기한 두산, 스코다파워 IPO로 '자금조달' 유턴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올해 유럽에서 신규 원전 및 증기터빈 투자가 예정됨에 따라 자금 조달을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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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5월 체코 플젠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의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두산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올해 유럽에서 신규 원전 및 증기터빈 투자가 예정됨에 따라 자금 조달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당초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자금 확보를 계획했으나 결국 무산되면서 IPO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스코다파워는 오는 2월 5일까지 체코 프라하와 영국 런던의 투자자들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 뒤 6일 오전 상장 계획을 확정하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R&D)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유럽 원전시장 확대에 대비하는 동시에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자금 확보에도 활용될 방침이다.

IPO로 최대 1600억 확보, R&D 및 신규 투자 활용

두산스코다파워의 공모가는 한화 기준 주당 1만3200~1만5600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총 공모 주식 수는 957만~1052만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공모 금액은 약 1200억~1600억 원 규모로 전망된다.

현재 두산스코다파워의 지분은 두산파워시스템S.A.가 100% 보유하고 있다. 또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파워시스템S.A.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스코다파워의 전체 주식 및 의결권을 보유한 판매 주주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체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발전용 증기 터빈의 설계 및 제조를 전문으로 한다. 체코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및 중동 지역에서 사업을 운영중으로 현재까지 540기 이상의 증기 터빈을 공급했다. 주요 고객은 정부와 민간 발전소 운영업체, 에너지 기업 및 산업 시설 운영 업체 등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R&D)에 투입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290만주)을 통해 약 380억~45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생산설비 개선과 연구개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구주 매출(약 650만750만주)을 통해 850억~1200억 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보된 자금은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 가스터빈 설비 확충 등 신규 투자에 활용될 계획이다.

두산그룹이 두산스코다파워의 IPO를 추진한 배경에는 현재가 자금 조달의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원전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설비 투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포함된 팀코리아는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의 분할·이전을 통해 7000억 원의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시장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했다.

체코 원전 수주 사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신규 원전에 핵심 주기기와 주설비를 공급한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스코다파워 이사진 구성 /자료=두산스코다파워


최소 지분율 66.67% 유지…순이익 70% 이상 배당

IPO 이후에도 두산파워시스템S.A.는 두산스코다파워의 최소 지분율을 66.67%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IPO에서 두산파워시스템S.A.가 보유한 지분 21.5~26.5%가 공개 발행 대상이며 신규 발행 주식 5~10%가 추가로 공모 대상이 된다. IPO 이후 지분율이 희석되지만 과반 이상의 지분을 유지하며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2025년 1월 17일 배당 정책을 수립하고 전년도 순이익의 최소 70%를 배당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다만 △충분한 배당 가능 현금 확보 △회사의 재정 안정성 △순이익이 비경상적 요인으로 조정되지 않을 것 등을 조건으로 뒀다. 두산스코다파워가 배당 정책을 명시하면서 실적에 따라 상장 이후 두산에너빌리티로 유입되는 자금이 확대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두산스코다파워는 그간 공식적으로 배당 정책을 규정하지 않았는데도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2021년 2억3000만CZK(한화 138억원) △2022년 2억5000만CZK(150억원) △2023년 21억9500만CZK(1320억원) △2024년 1~9월 4억7600만CZK(286억원) 등이다.

경영진은 임영기 최고경영자(CEO), 박상훈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맡는다. 임 CEO와 박 CFO는 이전까지 두산파워시스템S.A.의 경영진으로 활동했으며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손승우 파워서비스BG 부사장, 김동길 파워서비스기획 상무 등이 이사로 참여한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9월에 두산스코다파워에 약 2000억원 규모의 발전기 기술 이전 투자 계획을 밝혔다. 기술 이전 완료 시 두산스코다파워는 2029년부터 SMR, 복합화력 등 다양한 발전소용 발전기 자체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