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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리츠들의 주가수익률이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대신파이낸셜그룹은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로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대신밸류리츠는 서울 중구 소재 본사 사옥을, 대신글로벌리츠는 일본 도쿄 소재 오피스와 임대주택 등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다.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의 기업공개(IPO) 주관을 맡은 대신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부동산투자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곳으로 평가받는 만큼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면서 투자자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장 리츠들,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 '저조'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24개 리츠 가운데 이날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수익률을 나타낸 곳은 신한알파리츠 한 곳에 불과했다. 신한알파리츠는 공모가 5000원 대비 15.4% 오른 57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머지 23개 리츠들의 경우 적게는 2%에서 최대 70% 가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년째 이어졌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정리되는 분위기인 데다가 금리인하기에 접어들었지만, 시장 회복 속도는 여전히 더딘 탓에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의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나선 것 역시 리츠 업계의 걸림돌이다. 리츠는 부동산과 오피스빌딩 등에 투자해 얻는 임대수익 등으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통해 나눠주는 대체투자 상품의 일종이다.
여기에 리츠들이 부동산시장 회복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우량 자산을 앞다퉈 담기 위한 자본확충을 대규모로 잇따라 단행하면서 투심은 더욱 악화한 모습이다. 시장 개선 분위기 기대감에 리츠들은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로 잇따라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가 도리어 주주가치를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리츠들의 차입 한도는 자본 대비 200%까지여서다. 리츠들 입장에서는 추가 자산 편입→자산 회전율 제고→배당금 확대→주주가치 극대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자본확충이 필연적이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가 자본확충 수단으로 사용됐는데 속도조절 없이 대규모로 단행하자 단기적인 주주가치와 현재의 주주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밖에 리츠 투자 특성상 주주들이 대부분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된 점 역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에 따른 주가수익률 저하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신그룹의 부동산금융 밸류체인, 투심악화 타계 가능할까
이같은 분위기에도 대신그룹 차원에서 리츠 상장을 처음으로 추진하는 것은 시장 전망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2022년 당시에도 그룹 차원에서 대신글로벌코어리츠의 상장을 추진하다가 국내외 부동산 업황 악화를 이유로 일정을 연기, 해산시켰던 판단은 결과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추진하는 리츠 상장 작업인 만큼 대신그룹 입장에서도 자존심을 걸고 성공적인 증시 데뷔를 위해 전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에 대해서도 배당 확대를 위한 자산가치 극대화를 세일즈 포인트로 잡고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국내 부동산투자용으로 선보이는 대신밸류리츠의 경우 그룹 내에서도 핵심 우량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는 본사 사옥을 자산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서울 중구 소재 대신그룹 본사 사옥은 2023년부터 매각을 추진함으로써 대신증권의 자본확충을 통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발판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격에 대한 이견차로 매각이 두 차례 무산되자 스폰서 리츠 방식을 통해 부동산 유동화로 선회했다. 그만큼 대신그룹 내부에서는 시장의 눈높이보다 해당 자산가치가 더 높다는 판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실제로 대신밸류리츠가 제시한 투자설명서와 사업계획서를 보면 연평균 운영배당률은 5.97%지만, 매각을 포함한 전체 배당률은 이보다 두 배에 달하는 11.88%를 목표로 제시했다. 남산과 명동성당 영구조망을 보유했다는 점, 을지로에 위치해 중심업무지구(CBD)와 강남지역 접근성이 뛰어난 점, 대신그룹 입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한 점 등을 내세웠다. 대신밸류리츠는 감정가 대비 94.6%인 6620억원에 해당 건물을 매입했다. 마지막으로 매각 딜이 깨졌던 NH아문디자산운용과의 협상 가격과 같다.
대신글로벌리츠는 우선 일본 도쿄 소재 오피스빌딩과 임대주택 등을 매입해 운용한 뒤 향후에는 미국 뉴욕 등 해외 부동산 투자운용에 나선다.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투자 자산의 93%가 일본 도쿄 5구에 소재한 오피스 빌딩과 임대주택이다. 대부분 2020년 이후 준공 완료된 신축급 자산으로 임차 수요가 높다. 대신그룹은 2010년대부터 일본 부동산 관련 업무를 추진해왔던 역량을 해당 리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신그룹은 "국내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적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리츠는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운용과 성장을 통해 국내 최고의 상장리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신그룹은 대신밸류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의 6월 코스피시장 입성에 앞서 3월 중에 프리IPO를 먼저 진행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 맡았고, 추가 인수단 구성은 아직 협의중에 있다. 자산관리회사(AMC)는 다른 계열사인 대신자산신탁이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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