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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동국생명과학, 높게 설정한 밸류…시장 반응은 '냉담'
동국제약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이 희망 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는 공모가를 받아들었다. 회사는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 내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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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이 희망 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는 공모가를 받아들었다. 회사는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기간 내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상장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상장 후 시장 한파가 풀리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밴드 하단에도 못 미치는 공모가...낮은 할인율 탓?
31일 동국생명과학은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공모가를 9000원에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주당 공모 희망가 1만2600~1만4300원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밴드 하단보다 28.6% 낮은 공모가를 받아 든 것이다.
수요예측에는 총 705개 기관이 참여해 117.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한 기관 중 85.3%(가격 미제시 제외)가 공모가 희망 밴드 이하 가격을 제시했다. 의무보유 확약도 4건에 그쳤다. 이에 따라 모집 총액 역시 하단 기준 252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약 72억원 감소했다. 상장 시가총액은 1439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동국생명과학이 수요예측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최근 시장 침체와 함께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공모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할인율을 낮게 설정하면서 공모가가 상승해 투자자들의 청약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번 IPO 당시 유사기업으로 대웅제약과 영진약품, 녹십자, 일양약품, 한미약품 등 5개 제약사를 들었다. 이들 기업의 평균 EV/EBITDA는 14.82배로 나타났다.
동국생명과학의 지난해 3분기 기준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137억원으로 연 환산 기준 182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동국생명과학은 공모가 21.50~11.26%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닥 신규 일반상장법인의 평균 할인율인 31.69~23.72%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온코닉테라퓨틱스나 공모가를 확정한 오름테라퓨틱 등 제약·바이오사의 할인율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다. 공모 당시 두 회사는 각각 32.83%~24.44%, 65.27% ~ 72.22%의 할인율을 적용한 바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공모가 할인율에 대해 “주관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과 상의해서 내린 할인율”이라며 “한국거래소 심사 당시에도 할인율에 대한 특별한 지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 공모가 역시 장기적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높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영제 1위 기업..."상장 후 평가 받겠다"
동국생명과학은 수요예측 흥행엔 실패했지만 상장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1위 조영제 기업인 만큼, 상장 후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조영제를 보유한 회사다. 2017년 5월 동국제약 조영제 사업부문 물적분할로 설립된 동국제약의 자회사다. 동국제약은 동국생명과학 지분 45.34%를 보유 중이다.
조영제는 영상진단 검사 또는 시술 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이다. 국내 조영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향후 조영제 시장은 그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제는 주요 제품으로 엑스레이(X-ray) 조영제 ‘파미레이(Iopamidol)’와 MRI 조영제 ‘유니레이(Gd-DOTA)’가 있다. 두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EU,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 25여개 국가에 수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제품군의 매출 기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설립 해인 2017년 매출 505억원에서 2023년 1202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연 매출 추정치는 1334억원이다. 영업이익 역시 2017년 3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95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IPO로 확보한 공모 자금을 채무 상환과 생산시설 확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물량 67%는 6개월간 보호예수...오버행 리스크 해소
대주주들은 동국생명과학의 흥행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보유한 주식뿐만 아니라 FI에 출자한 지분까지 보호예수를 걸며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것을 방어해서다.
동국제약과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동국생명과학 보유 지분 999만3810주(공모 후 지분율 62.49%)에 대해 6개월간 보호예수를 약속했다.
여기에 동국생명과학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한 주식 가운데 동국제약 등이 출자한 지분율에 해당하는 주식에도 자발적으로 6개월간 보호예수를 걸었다.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라이프밸류업사모투자합자회사다. 동국생명과학 주식 314만2900주(19.65%)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국제약 등이 출자한 지분율에 해당하는 65만8364주(4.11%)에 대해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에이스디티알신기술투자조합1호 역시 주식 37만6770주(2.36%) 중 2만9784주(0.19%)를 6개월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라이프밸류업사모투자합자회사와 에이스디티알신기술투자조합1호는 동국제약 등이 출자자로 참여해 만들어진 투자조합이다.
이에 따라 상장 당일 유통되는 주식은 521만9896주로 전체 물량의 32.64%다. 최대주주 및 FI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6개월 후에는 우리사주조합의 공모주를 제외한 1593만2070주가 유통될 예정이다. 전체의 99.62%에 해당한다.
동국생명과학 관계자는 ”상장 시장이 조금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확정한 만큼, 상장 후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국생명과학은 오는 5일과 6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7일로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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