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컴투스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철호 대표의 역할은 내년 이후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업의 안정으로 지난 3분기 흑자 전환했지만, 다음 단계로 나가는 데에는 또 다른 주력 사업인 가상자산 사업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이다. 컴투스홀딩스가 2021년 11월 게임빌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이듬해 3월 사업지주회사로 출범한 지 약 2년이 된 시점에서 정 대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신작 제노니아 성과에 3분기 흑자전환, 게임 호조에 안도
컴투스홀딩스는 게임사업부문의 호조로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지난 3분기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제노니아의 성적이 온기 반영된 결과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다. 컴투스홀딩스는 4분기 역시 신작 게임이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3분기 매출 495억원, 영업이익 50억원, 당기순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컴투스홀딩스는 제노니아 등 신작 게임 성과가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는데, 사업지주 회사로서 모바일 게임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컴투스인 만큼 게임사업의 성과는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회사는 또 4분기 신작 소울 스트라이크가 실적 상승 견인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 빛의 계승자: 이클립스 또한 손익 개선에 추가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2분기 다시 적자에 빠졌음에도 신작 게임으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위기 상황에서 수장자리에 오른 정 대표가 내년에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현재 흑자전환은 게임사업의 성과로 이뤄진 결과로, '재무통' 정 대표가 역량을 보여줄 부문은 아직 남아있다.
정 대표의 활약이 예상되는 이유는 컴투스홀딩스가 내년 가상자산 시장 불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이런 시장 전망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 해외 웹3 게임의 메인넷 엑스플라(XPLA) 온보딩(합류)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컴투스홀딩스 웹3 게임 사업의 실질적인 도약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시장 회복세 전망…회계 기준 대비에 주력한 정 대표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한 이후, 블록체인 매출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관련 사업에 무게를 뒀다.
회사의 연결기준 사업 및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는 자사의 주요 사업을 △지주사업 및 투자 △모바일 게임 및 플랫폼 개발·서비스와 블록체인 사업 두 가지로 나누고 있다.
'지주사업 및 투자 부문'의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매출액)은 사업지주 회사 전환 시점인 2021년 33.12%(469억원)였지만, 지난해에는 10.41%(121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18.10%(219억원)이다.
동시에 같은 기간 모바일 게임과 블록체인 부문 수익 비중은 66.88%(947억원)에서 89.59%(1041억원)로 올랐다. 다만 매출액이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컴투스홀딩스의 블록체인 사업 매출액 비중은 블록체인 시장 업황에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읽힌다.
컴투스홀딩스는 가상자산 업계 회복 시 도약을 대비해 크립토 겨울 기간 다수 웹3 게임의 온보딩 등 채비를 해왔다. 실제 4분기 엑스플라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크립토닷컴 상장 등 엑스플라 및 웹3 관련 자료 배포만 약 20건 가량이다.
재무적 수치 기준 최근 급증한 컴투스홀딩스의 부채비율 역시 가상자산 사업 진출과 관련이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의 부채비율은 10년 간 증가했다. 2014년 16.92%에 머물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02.36%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년 간의 부채비율은 △2018년 45.19% △2019년 56.70% △2020년 106.87% △2021년 53.11% △2022년 102.36%이다. 지난해 2월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22% 매입에 300억원 가량을 사용한 탓이다.
다만 내년 가상자산 업황 회복 이후에도 컴투스홀딩스의 재무상태에 큰 변화가 올 지는 미지수다. 국내 가상자산의 경우 회계 기준 등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서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가상자산 사업 성과의 회계 인식 기준을 각사마다의 기준을 따로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컴투스홀딩스 사업 및 분기보고서에 반영돼 있는 블록체인 사업 금액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웹3 게임 베타버전 참여 권리를 얻을 수 있는 게임 팬 카드(Fan Card) 판매 수익 정도다.
컴투스홀딩스의 올해 연결기준 1~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팬 카드 판매 금액은 △1분기 1억2705억원 △반기보고서 8184만원 △3분기 4101만원 가량이다. 금액 수준의 차이는 엑스플라에 온보딩되는 웹3 게임의 수에 영향을 받았다.
컴투스홀딩스는 안전 및 신뢰성을 확보하는 기준으로 제도가 마련되는 시점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정 대표는 컴투스홀딩스 국내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사업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컴투스홀딩스에서 CFO와 지주정책부문 기획실장 등을 역임한 정 대표는 향후 컴투스홀딩스 가상자산 사업이 궤도에 올랐을 때를 대비하는 데 주력했다. 사업 특성 상 사업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일도 다반수인 데다, 회계 상 기준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어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 대표는 재무 담당 이사 시절, 이 부분에 대비해 회계 감사 부분 검토 및 전략 수립에 공을 들였다.
대우전자 경영기획팀장, 프랑스 법인 CFO 등 상장사 재무 담당을 맡아 온 정 대표가 당시 게임빌 재무 담당으로 영입된 것도 이를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6월 정 대표 선임 배경으로 "컴투스 그룹 계열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및 리스크 관리를 주도적으로 진행해왔으며 컴투스 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블록체인 사업부문의 신뢰성 향상에도 기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컴투스홀딩스가 내년 가상자산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구원투수로 투입된 정 대표의 역할이 기대된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블로터>에 "컴투스홀딩스가 참여하는 엑스플라 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기술을 기반으로 좋은 블록체인 밸리데이터(검증인)와 파트너십 관계에 있다"며 "내년 퀄리티 높은 웹3 게임의 추가 온보딩으로 블록체인 사업 기반을 닦고 있다"고 전했다.
안신혜 기자 doubletap@bloter.net
▼기사원문 바로가기
'어바웃 C > CE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바웃 C]'주방가전 일부' 파는 SK매직…'구원투수' 김완성·정한종의 '초강수' (1) | 2024.01.03 |
---|---|
[어바웃 C] 'SDV 전환' 집중 현대차, 입김 커진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 (0) | 2024.01.02 |
'非재무통' 이정헌 대표, 고강도 체질개선으로 '매출 3조' 일군 리더 | 세대교체 넥슨① (1) | 2023.12.19 |
김성태 기업은행장, 호성적 속 위기…시급한 비은행 '개혁' (0) | 2023.12.14 |
'전략통' 이훈기 사장, 롯데 화학산업 반등 과제는 (0) | 2023.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