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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 'SDV 전환' 집중 현대차, 입김 커진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

어바웃 C/CEO

by Numbers 2024. 1. 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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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현대차 SDV본부장 겸 포티투닷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2023년 12월 연구개발 조직 개편을 선언한 가운데 차량용 소프트웨어 경력이 풍부한 송창현 SDV본부장 겸 포티투닷(42dot) 사장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송 사장이 차기 현대차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지만 아직 자동차 하드웨어 분야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의 연구개발 조직 개편 선언은 2023년 6월 CTO 중식의 조직 개편 이후 6개월만에 발표됐다. 조직 자체를 6개월만에 손보는 것은 자동차 업계에서 드문 일이다. 이 결정으로 인해 2023년 6월 CTO로 임명됐던 김용화 현대차 사장은 사내 조직 개편 결정으로 인해 회사를 떠나게 됐다. 현대차는 이달내로 ‘혁신 연구개발 전담 조직’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현대차의 ‘혁신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이끌 새로운 인물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송 사장이 이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9월 기준 현대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등기 임원 사장 5명 중 현대차의 핵심 사업인 ‘SDV’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임원은 송 사장이 유일하다. SDV는 'Software Defined Vehicle'의 줄임말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을 뜻한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운전자와 탑승객들에게 다양한 모빌리티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1968년 1월생인 송 사장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또 국내에서 네이버랩스 CTO직을 역임했다.  송 사장은 2017년 네이버랩스 CTO 재직 당시 서울모터쇼에 참석해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차 비전에 대해 소개하는 등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 아니지만 사업 비전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업 임원으로 평가받는다.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왼쪽)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현대차는 2022년 8월 포티투닷을 4200억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사진=현대차)


송 사장은 2019년 초 네이버랩스에서 나와 ‘코드42’라는 명칭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설립하면서 입지를 키웠다. 그는 설립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기아, SK, LG, CJ 등에 400억원 넘는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송 사장은 2020년 8월 ‘코드42’ 사명을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의미가 포함된 ‘포티투닷’으로 변경했다. 포티투닷은 사명 변경 후에 서울 상암동과 청계천 등에 모빌리티 플랫폼 'TAP!'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운송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현대차는 2021년부터 SDV 중심의 사업을 이끌기 위한 최선의 전략으로 포티투닷 인수를 택했다. 이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송창현 사장을 현대차 TaaS(Transportation-as-a-Service) 본부장 사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현대차는 송 사장이 포티투닷 사장도 겸직한다고 발표해 포티투닷에 대한 자동차 업계 관심이 커졌다. 포티투닷 인지도 확대를 이끈 현대차는 2022년 8월 포티투닷을 4200억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송 사장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현대차 내에 TaaS본부장직을 수행했지만 2023년부터 현재까지 SDV본부장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을 SDV 중심의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포티투닷의 경우 현대차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포티투닷은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부스를 마련하고 SDV 대전환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서울 청계천에서 운행되고 있는 포티투닷 자율주행 셔틀 (사진=조재환 기자)

 

포티투닷 청계천 자율주행 셔틀 실내. 안전을 위해 운전석에 직원이 탑승중이며, 일정 구간 자율주행으로 운행되고 있다. (사진=조재환 기자)


업계에서는 공석인 상태의 현대차 CTO직을 송 사장이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송 사장이 아직 자동차 하드웨어 관련 경력이 전무해 CTO직을 수행하기에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 내에는 최근 소프트웨어 활용 경력이 있는 IT 대기업 출신 인력들의 이직이 활발하지만 아직 하드웨어 관련 인력과의 업무 협업과 의사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문제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완성차 업체에서 발생되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송 사장이 만약 차기 현대차 CTO로 자리매김할 경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력 간 협업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 사장은 2023년 11월 열린 ‘HMG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완성차 회사들이 모두 SDV 전환에 뛰어들었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해답은 찾아내지 못했다”며 “차량이 하드웨어 중심으로 개발되다 보니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유연하지 않고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드웨어 중심의 차량 구조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된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로 전환하는 디커플링 전략이 핵심이다”며 “더커플링이 실행되면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들이 따로 그리고 빠르게 동시에 개발이 가능하고 개발 속도 또한 높이면서 검증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재환 기자 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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