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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포커스] 에코프로머티의 실험, '직원이사제' 도입 윤곽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이사회에 일반직원이 참여하는 '직원이사제'를 도입한다. 근로자를 기업 경영의 주요한 주체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기업 가운데에서도 이례적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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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이사회에 일반직원이 참여하는 '직원이사제'를 도입한다. 근로자를 기업 경영의 주요한 주체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기업 가운데에서도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되는 이번 결정은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는 3월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설비기술팀 정비반 소속 김관후 씨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직원이사가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직원이사제는 경영진과 주주 중심의 기존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현장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에코프로그룹은 올해 이 제도를 도입하며 기업 거버넌스 혁신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룹 내 4개 상장사 중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처음으로 직원이사 후보를 공개하며 실질적인 거버넌스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임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공모에 나서 직원이사 후보를 모집했다. 여기서 선발된 김 후보자는 결격사유 검토와 이사회 추천을 거쳐 다음 달 정기 주총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1993년부터 삼성SDI, 한국유미코아, 에코프로비엠 등에서 이차전지 소재 관련 실무경험을 쌓아왔으며 현재 에코프로비엠 설비기술팀 정비반에서 근무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김 후보자는 이차전지 소재와 관련된 실무경험이 풍부하고 직원과의 유대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직원이사의 임기는 1년으로 설정됐다. 아직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신중한 접근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매년 주총에서 새로운 직원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안해 향후 임기연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의 임기단축 근거 마련과 이사회 소집권한 명확화 등을 포함한 정관 변경도 논의될 예정이다. 직원이사제의 안정적인 정착과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직원이사제 도입에는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임직원, 특히 현장에서 근무하는 운영직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러한 철학은 내부소통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로 이어졌다. 지난해부터는 가족사협의회를 운영하며 현장의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해왔다. 직원이사제 역시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장기 침체되는 가운데 체계적인 소통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정부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와 정책 변화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근로자추천이사제'가 확산되면서 민간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부터 근로자추천이사제를 도입했으며 한국중부발전은 이사회에 노동조합 위원장 또는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근로자가 참관해 발언할 수 있도록 했다. 에코프로그룹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제도를 선제 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직원이사제 도입은 △현장 의견 반영 △내부 의사결정 강화 △근로자 참여 확대 △기업 거버넌스 개선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직원 한 명이 이사회에 들어간다고 해서 실질적인 경영참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며 "의결권 행사 여부와 역할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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