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국내 보험사들의 자본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경과조치를 신청한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IBK연금보험 등이 요주의 대상으로 언급된다.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 금리 하락에 따른 위험액이 증가하므로 적정 자본 비율을 지키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미국 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 긴축 기조를 이어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준금리가 정점 또는 그 근처에 도달했다"는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연준이 내년 점도표 중간값을 현재보다 0.65%p∼0.90%p 낮은 4.5%~4.75%로 제시하면서 금리를 3차례 가량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장금리도 이에 반응해 움직인다. 금융투자협화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동결이 알려진 지난 14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4%를 하회했으며 한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전일보다 0.193%p(19.3bp) 하락한 3.2%대로 내려왔다.
문제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격은 상승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금리 확정형 계약에 영향이 간다는 점이다. 과거 보험사가 판매했던 7%대 이상의 예정이율(보험사가 보험금·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 상품은 시장금리가 상승할 때 이차역마진(예정이율이 운용자산이익률에 비해 높아져 마진이 나지 않는 현상)이 해소된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명확해지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보험사가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예정이율과는 차이가 더욱 벌어지면서 부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가 운용하는 자산의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하락해 운용자산이익률도 떨어지게 된다. 최근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한국 기준금리 수준인 3.5%에서 형성되고 있다.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이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예정이율과 시장금리의 차이가 벌어지면 쌓아야 할 준비금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자본 비율에 적용돼 요구자본(위험액)이 증가하게 된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건전성 제도(K-ICS) 하에서는 부채가 원가 평가 방식이 아닌 시가(현재가치) 평가되면서, 금리가 하락하면 이에 따른 위험액이 증가하게 된다.
금융당국에 건전성 조치를 유예하기 위해 경과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들은 자본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과조치는 올해부터 K-ICS가 도입되면서 제도 적용을 금융당국에 유예해 달라고 신청하는 것이다.
IBK연금보험은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IBK기업은행이 완전 자회사인 IBK연금보험의 유상증자 대금 전액을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연금보험의 K-ICS 비율은 올 6월 말 기준 79.8%(경과조치 적용 전)로 보험업 감독규정에 규정된 100%를 하회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K-ICS 비율이 100% 미만인 보험사는 금감원이 재무개선계획을 살펴보게 된다.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은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이 각각 -0.56%, 67.5%로 금감원의 관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중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후순위채는 자본성증권으로 인정되므로 발행 시 가용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낸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를수록 생명보험사 입장에서는 운용자산이익률이 개선되기 때문에 호재로 여겨진다"면서도 "시장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을 팔아온 생명보험사들은 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다정 기자 yieldabc@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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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연금·푸본현대·KDB, 금리 하락 전망에 자본비율 '비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국내 보험사들의 자본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경과조치를 신청한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IBK연금보험 등이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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