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대 위메이드플레이(옛 선데이토즈) 대표가 내년 회사의 목표와 비전을 'K-퍼즐'로 정했다. 스마트폰 초창기 애니팡을 국민 게임으로 만든 퍼즐 게임 개발력을 바탕으로 한국 대표 글로벌 퍼즐 게임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초 위메이드플레이의 전신인 선데이토즈 대표로 선임된 이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해 소셜 카지노 및 블록체인 기술, AI(인공지능) 등 새로운 콘텐츠와 기술 접목에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위메이드플레이가 적자와 흑자를 오가면서 경영 위기에 놓이자 기존 경쟁력인 퍼즐 콘텐츠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대표는 캐주얼 게임사인 위메이드플레이와 위메이드커넥트 대표를 겸직하고 있어 퍼즐과 캐주얼 게임에 정통하다. 현재 플레이매치컬·플레이킹스·플레이토즈·플레이링스 등 4개 위메이드플레이 자회사들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퍼즐 게임에 확장성을 부여한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위메이드플레이에 따르면 K-퍼즐은 모바일 퍼즐 게임 애니팡으로 시작한 위메이드플레이의 DNA를 뜻하는 동시에, 향후 위메이드플레이가 주력할 게임 및 서비스의 방향성이 담겨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콘텐츠를 이야기할 때 알파벳 K를 쓰듯이 위메이드플레이의 K-퍼즐에도 글로벌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위메이드플레이 관계자는 <블로터>에 "애니팡 등 순수 캐주얼 퍼즐을 '퍼즐'이라 칭한다면, K-퍼즐은 순수 퍼즐에 RPG(역할수행게임)나 육성, 결합 등의 확장성이 부여된 퍼즐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모바일 게임 애니팡 머지(가칭)와 미드코어 장르 퍼즐 RPG 던전앤스톤즈를 우선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소셜 카지노 성장…퍼즐 경쟁력 힘 보탤 차례
위메이드플레이 4개 자회사들이 K-퍼즐 비전에 힘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내년 신작 출시 이후 위메이드플레이가 적자를 탈출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퍼즐 게임에서 경쟁력을 가진 위메이드플레이가 새 비전으로 K-퍼즐을 내건 이유는 소셜 카지노 게임으로 정체성을 강화한 선데이토즈의 지난 행보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초 위메이드는 선데이토즈 지분 34%를 1367억원에 인수했고, 다음달인 지난해 3월 선데이토즈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금의 위메이드플레이로의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
당시 블록체인 기술을 확장하고 있던 위메이드가 선데이토즈를 인수한 배경으로는 위메이드의 게임 라인업 확장 계획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토즈는 2015년과 2019년, 2021년 개발사 인수와 흡수합병을 통해 소셜 카지노 게임 개발사 플레이링스를 출범했다. 당시 업계는 위메이드가 선데이토즈의 소셜 카지노 게임 역량에 주목했다고 봤다. 소셜 카지노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게임 라인업을 확장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에 선데이토즈의 새 사명 위메이드플레이는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는 최대주주 '위메이드'와 소셜 카지노 개발사 플레이링스의 '플레이'를 따온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호대 대표는 위메이드가 선데이토즈를 인수한 지난해 2월 위메이드플레이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위메이드커넥트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데, 위메이드커넥트는 캐주얼 SNG(소셜네트워크 게임) 에브리타운과 경영 SNG 두근두근 레스토랑 등을 서비스하는 게임사다. 즉 위메이드플레이와는 캐주얼 게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한편 위메이드플레이가 소셜 카지노 게임 역량을 키운 반면, 이 대표 체제의 위메이드플레이는 경영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올해 1~3분기 적자와 흑자를 오갔다. 적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이어졌다.
올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 1억원으로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앞으로도 흑자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적자와 흑자의 경계선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올해 연결기준 3분기 누적 4억95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또 올해 1~3분기 위메이드플레이의 영업손익이 2억원 적자에서 1억원 흑자 범위에 있었던 만큼 연간 흑자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위메이드플레이 관계자는 <블로터>에 "올해 4분기 마케팅 비용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4분기 온기 실적은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이 대표가 위메이드플레이의 DNA라고 할 수 있는 캐주얼 퍼즐 게임 역량을 살려 해외로 진출하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플레이링스의 실적 반영으로 위메이드플레이의 해외 매출 비중이 55%(164억원)로 늘어난 가운데, 위메이드플레이는 K-퍼즐로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대표는 캐주얼 게임사 위메이드커넥트 대표를 겸직하며 캐주얼 게임사 운영 경험이 풍부하다. K-퍼즐을 비전으로 내건 내년이야말로 이 대표의 경영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애니팡·프렌즈팝 등 '캐주얼 퍼즐' 강자
한편 위메이드플레이는 올해까지 개발 전문 자회사 4개사를 설립하며 자체 개발 게임의 공급 및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이어 내년에는 자회사의 신작과 애니팡 IP 퍼블리싱 게임 등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먼저 플레이매치컬은 애니팡 기획자 출신 이현우 대표의 주도로 퍼즐게임에 RPG 요소를 접합한 미드코어 퍼즐 RPG 던전앤스톤즈를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2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애니팡 시리즈 1~4 개발에 관여한 개발자다.
그는 선데이토즈 시절 퍼즐과 RPG를 결합한 게임 개발을 시작했고, 이후 플레이매치컬에서 내년 출시를 목표로 신작을 만들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드코어 퍼즐 RPG 신작 던전앤스톤즈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애니팡이 시리즈 1~4를 거쳐오는 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며 퍼즐을 고도화했다. 애니팡 1~2에서 소셜 기능을 퍼즐 게임에 정착시키고 특수블록을 도입하고, 애니팡3부터는 기믹(관심을 끌기 위한 독특한 전략)을 개발했다. 스테이지 클리어(완료), 동물 및 특수블록, 월드맵 추가, 블록 크기 조정 등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퍼즐게임 콘텐츠라도 이를 처음부터 개발하고 적용하며 수익화한 개발력을 보유했다.
지난 7월 설립된 플레이킹스 또한 퍼즐을 기반한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권현미 플레이킹스 대표는 2006년 NHN에서 프렌즈팝, 프렌즈팝콘 등 퍼즐 및 캐주얼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맡아온 바 있어 다시 한 번 대중성있는 캐주얼 게임을 개발할 지 주목된다.
특히 소셜 카지노 게임사 플레이링스는 지난해는 지난해 매출 515억원을 내며 위메이드플레이 자회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내고 있다. 올해 3분기 위메이드플레이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소셜 카지노 게임의 매출은 계속 증가세로, 플레이링스는 위메이드플레이의 모바일 게임과 해외 매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위메이드플레이는 소셜 카지노 게임 또한 K-퍼즐 범주에 두고 캐주얼 소셜 카지노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 서비스 자회사 플레이토즈 역시 K-퍼즐 전략을 토대로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위메이드플레이 관계자는 <블로터>에 "위메이드플레이는 애니팡 개발 및 서비스 경험으로 퍼즐 게임 부문에서 정통성을 가지고 게임사"라며 "이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퍼즐 게임에 각각 자회사의 특성을 살려 확장성을 더해 K-퍼즐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신혜 기자 doubletap@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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