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출구 못찾는 동국산업, 신용도 강등…빚 늘면 ‘더 떨어진다’

Numbers 2023. 12. 25. 17:42

(사진=픽사베이)


국내 철강제조업체 동국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등급전망이 변경된지 6개월 만이다. 국내외 철강 수요가 줄어 수익성이 떨어진 영향이다. 

철강업 업황 둔화로 부정적인 영향이 이어져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신용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전날 나이스신용평가는 동국산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동국산업의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로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이 저하되는 가운데, 동국산업도 판매량 감소와 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설명했다. 

9월 말 연결기준 동국산업의 매출액은 55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 줄었다.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규모는 161억원이다. 

영업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EBITDA(에비타, 상각전영업이익)도 마이너스(-)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보다 394억원 줄어든 규모다.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가운데 신증설 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현금을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면서 빚이 불어났다. 

동국산업은 2021년까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보이며 무차입 경영을 유지했지만,  2021년 1495억원의 순차입금을 기록했다. 9월 기준 순차입금은 1713억원으로 14.6% 불어났다.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안정성 지표도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31.3%포인트 증가한 76.5%, 차입금의존도는 16.9%포인트 늘어난 26.4%를 기록했다. 

자회사인 동국에스앤씨가 시공사로 참여한 오피스텔 관련 채무 대위변제 등 비경상적인 자금 소요가 발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향후 추가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 있다. 

동국에스앤씨가 시공사로 참여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스카이센트럴 오피스텔은 2022년 4월 완공됐으나 미분양이 발생해 재무부담이 커졌다. 동국에스앤씨는 미분양 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채무 대위변제를 진행, 총 900억원 규모의 대여금이 발생했다. 

아직 회수하지 못한 공사미수금만 200억원 규모다. 동국에스엔씨는 공사미수금에 대해 약 19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건설경기 및 준공 이후 현재까지의 분양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향후 대여금에 대한 손상 인식 및 공사미수금에 대한 추가적인 충당금 설정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스카이센트럴 오피스텔 관련 분양 추이 △전방산업의 수요 추이 △수급환경 변화 등에 따른 철강부문 영업수익성 추이 △풍력발전 시장환경 변화 양상과 회사 신재생부문 수주·영업실적 추이 △비경상적 투자부담 발생가능성 △운전자금 증감 등에 따른 차입금 및 재무안정성 지표 변화 수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동국산업의 신용등급이 오르려면 매출이 늘어서 현금 유입이 개선돼야 한다. 차입금도 줄어야 한다.

상향 기준은 ‘EBITDA/매출액 7% 상회’, ‘총차입금/EBITDA 3배 하회’다. 만약 'EBITDA/매출액'이 4% 아래로 떨어지거나 '총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으면 신용등급은 또 떨어질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자료

 
동국산업의 9월 EBITDA/매출액은 -0.6%, 총차입금/EBITDA -59.8배로 하향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총차입금의존도는 26.4%로 하향 기준과 3.6%포인트 차이난다. 지금보다 차입금이 늘고, 지금과 상태가 지속된다면 신용등급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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