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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LLM 체인 점검] 'CB 전환' 한숨 돌린 마음AI, 지배력 약화

Numbers_ 2025. 3. 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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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LLM 체인 점검] 'CB 전환' 한숨 돌린 마음AI, 지배력 약화

인공지능(AI) 플랫폼 서비스 전문기업 마음AI는 2021년 코스닥 시장 상장 전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이 녹록지 않자 금융권 차입과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부족한 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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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음AI 홈페이지 캡처

 
인공지능(AI) 플랫폼 서비스 전문기업 마음AI는 2021년 코스닥 시장 상장 전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이 녹록지 않자 금융권 차입과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부족한 유동성을 보충했다. 그 결과 유동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며 단기유동성에 취약해졌다. 최근 CB 투자자들이 전환청구권을 잇따라 행사하면서 유동성 압박에서 한숨 돌렸지만 반대급부로 오너의 지배력이 약해졌다.
 
CB투자자, 77억 주식 전환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음AI가 발행한 1회차 CB의 투자자들은 최근 잇따라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올 1월7일부터 2월19일까지 12차례에 걸쳐 CB 77억원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전환주식수는 총 43만7715주로 행사가격은 주당 1만7601원이다.

마음AI는 1회차 CB를 2023년 3월에 발행했다. 당시 연구개발(R&D)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50억원 규모로 찍었다. 이자율은 표면 0%에 만기 1%로 낮게 책정했지만, 투자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주기는 7개월로 길게 정했다. 통상 리픽싱 주기가 길수록 대응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오라이언자산운용과 NH헤지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제이씨에셋자산운용 등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CB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환가액은 2만1175원으로 전환청구기간은 2024년 3월16일부터 2028년 2월16일까지다.

CB 발행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5월 시가하락에 따라 2만3597원으로 처음 조정했고 같은 해 12월 리픽싱 한도인 1만7601원으로 다시 조정했다. 이에 전환가능 주식 수도 최초 59만6587주에서 85만2224주로 늘었다.

투자자들이 잇따라 전환청구권 행사에 나선 이유는 올해 초 주가 반등에 따라 엑시트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만8920원으로 거래를 마감한 마음AI의 주가는 서서히 반등하더니 지난달 11일 2만7050원까지 치솟았다.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되면서 다시 1만8000원선까지 떨어졌지만, 이 기간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투자자들은 양호한 멀티플 성과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음AI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달 16일부터 1회차 CB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CB 투자자들이 언제든 마음AI에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4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의 상환 요구가 몰릴 경우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길고 금리 메리트가 없는 CB는 주가가 낮을 때 풋옵션 행사 시점이 왔을 때 상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으로 전환되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부채비율이나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리스크 껐지만…대주주 지분 희석

마음AI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만큼,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2014년 1월에 설립된 마음AI는 AI 시스템 구축, AI 컨설팅 등 용역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8년까지는 영업이익을 냈으나, 2019년부터 적자에 빠졌다. 매출 감소와 함께 R&D 용역비용 확대, 금융원가 증가 등으로 순손실 기조가 지속됐고, 이에 연결기준 결손금은 지난해 3분기 말 136억원까지 불어났다.

순손실 기조인 만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또한 순유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보다 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소진된 현금은 총 104억원이다.

재무구조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마음AI는 그동안 부족한 유동성을 금융권 차입과 CB 발행으로 채웠다. 2023년 차입금 107억원을 상환했고 지난해 160억원을 신규 차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3분기 91.41%로 단기유동성에 취약한 모습이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를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으로 충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CB 조기상환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게 됐지만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화됐다는 점은 또 다른 과제다. 2개월 사이 77억원의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발행주식총수가 10% 정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마음AI의 최대주주 측이 보유한 지분은 18.74%다. 유태준 대표가 15.18%를 갖고 있고, 유 대표의 세 자녀인 유서연씨, 유희연씨, 유정연씨가 1.32%를 보유하고 있다. 안준환 이사, 최홍섭 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도 2% 남짓 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던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총 21.96%였지만, 임원 퇴임 등 특별관계 해소가 이어지며 꾸준히 하락했다. 만약 1회차 CB 잔여물량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면 43만1543주가 시장으로 출회, 이들의 지분율은 16.99%로 낮아진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