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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신용등급 유지했지만…3년 연속 적자·차입 부담 '경고등'

Numbers_ 2025. 3. 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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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신용등급 유지했지만…3년 연속 적자·차입 부담 '경고등'

롯데케미칼이 장기화된 업황 부진 속에서도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다만 3년 연속 이어진 영업적자와 대규모 투자로 인한 급증한 차입 부담으로 향후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우려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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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 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장기화된 업황 부진 속에서도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다만 3년 연속 이어진 영업적자와 대규모 투자로 인한 급증한 차입 부담으로 향후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하면서도 실적 악화와 차입 부담 증가를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시황 악화, 중국발 공급과잉, 해상운임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3분기까지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조5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66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해상운임 급등과 미국 자회사 정비 비용 등의 영향으로 3분기에만 영업손실 41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졌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해 주력 제품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차입 부담도 크게 늘었다. 2021년 말 3000억원이던 순차입금은 2024년 9월 말 기준 7조3000억원으로 24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2조7000억원 인수, 인도네시아 나프타 크래커(NCC) 건설 5조원 투자 등 공격적인 투자 기조에 따른 결과다. 한신평은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로 차입 부담이 확대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됐다"며 "특히 2024년 9월 기준 순차입금/EBITDA 배수가 16.4배까지 상승한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향후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EBITDA/매출액이 5% 미만으로 지속될 경우 △순차입금/EBITDA 배수가 4배를 초과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수요 회복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EBITDA/매출액이 5% 이상을 유지하며 △순차입금/EBITDA가 4배 이하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신용등급 '안정적' 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EBITDA/매출액은 2.1%, 순차입금/EBITDA는 16.4배로 신용등급 하향 조건에 근접한 상태다.

단기적으로 유동성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은 현금성 자산 1조9000억원과 단기 금융상품 1조7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채무 결제방식 변경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영업현금 흐름도 개선했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의 우수한 대외신인도 및 자금조달능력, 보유 자산을 활용한 대체자금 조달여력 등을 고려하면 단기 자금소요에 원활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실적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정밀화학·배터리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또한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자회사(LOTTE Chemical Louisiana LLC) 지분 40%를 기초자산으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해 6626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투자 축소 및 기타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신평은 "자산 매각을 통한 일시적 현금 유입이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배터리 소재 사업 역시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기대만큼의 실적 개선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