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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채무 재조정] 금호고속, 잇단 자산매각 '유동성 숨통' 재건 기지개

Numbers_ 2025. 3. 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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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채무 재조정] 금호고속, 잇단 자산매각 '유동성 숨통' 재건 기지개

금호고속은 2017년 이후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룹의 축을 이루는 2개 사업부인 금호건설(지분율 43.8%)과 금호익스프레스(88.5%)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이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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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은 2017년 이후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룹의 축을 이루는 2개 사업부인 금호건설(지분율 43.8%)과 금호익스프레스(88.5%)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이 구조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전 지주사였던 금호홀딩스는 2017년 11월 금호고속을 합병하며 사명을 바꿨다. 운수업에서 시작한 모태 기업의 정체성을 부각하고 새 그룹사로의 출발을 알리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동안 부침이 상당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대기업 위상을 잃었고 그룹 재건 시도는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8년여가 지난 현재는 부채의 상당한 부분을 털어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완결에 따른 금호건설 채무 재조정과 함께 취약했던 금호고속 재무 역시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 

금호그룹 소유지분도 /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2023년 기준)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금호고속은 비상장사로 분기와 반기 잠정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최근 자료는 2023년 감사보고서로 당시 재무는 부채총계 1조2289억원, 자본총계 69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781.2%로 정상적인 기업 유지가 어려워보인다.

다만 이 재무제표에서 유의해 봐야할 부분이 있다. 광주신세계와 체결한 자산 매각 대금이 장부에 반영되기 전 시점에 보고서가 작성됐기 때문이다. 또 광주신세계가 이용중인 부지임대계약의 경우 장부상 부채로 잡혔지만 상환 부담이 없다는 점을 봐야 한다.

감사보고서(2023년)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광주신세계와 2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별로 보면 △광주신세계 백화점 부지 임대 보증금(5270억원)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운영사업권 매각(4700억원) 등이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운영권 매각은 금호고속이 보유한 터미널 부지 9만9000㎡ 중 67%를 4700억원에 매각하는 건이다. 재무제표 작성일 당시에는 서류상 계약만 체결된 상태였다. 지난해 7월1일자로 계약이 마무리됐고 거래대금 대부분은 부채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신세계 백화점 부지 임대 보증금의 경우 당분간 상환 부담이 없다. 신세계는 1995년부터 금호고속이 보유한 광주터미널 및 백화점동(건물)을 사용중이며 2033년까지 사용하는 조건으로 5270억원의 보증금을 지급했다. 광주광역시 백화점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매장인 만큼 신세계측의 계약연장 및 매입 의지가 상당하다. 

2건의 계약을 감안하면 부채총계는 1조2289억원에서 231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781%에서 336.1%로 급감한다. 시장 기준으로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계열사(금호익스프레스, 금호건설)들의 수익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이를 크게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운수 실적 턴어라운드 시작

금호그룹의 기둥 사업은 건설과 운수다. 금호건설과 금호익스프레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빅배스(Big Bath·대규모 손실대응)'를 단행했다. △저수익 사업 계약 해지 △회수 가능성 낮은 대여금 손실 처리 등 부정적인 요인을 일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연간 영업적자 1818억원, 순적자 2286억원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빅배스의 긍정적인 효과는 4분기부터 반영됐다. 영업이익은 55억원 흑자로 전환됐고 매출은 전기(3분기) 대비 34.7% 증가한 5215억원을 달성했다. 신규 브랜드 론칭(아테라), 브랜드 인지도 상승, 수익성 높은 사업장 비중 확대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금호건설이 보유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 활용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분율 11.12%, 주식수는 2289만9353주로 전날 종가 가치로 환산하면 2411억원에 해당한다. 해당 자금을 수익성 높은 사업장 매입, 신사업 지분 매입, 부채 상환 등에 사용할 경우 전반적인 건전성이 제고될 수 있다.

현금 창출력을 기대할 만한 곳은 금호익스프레스다. 그룹의 모태가 되는 운수 사업을 2020년 물적 분할해 설립했다. 금호고속은 물적 분할을 통해 금호건설, 금호익스프레스를 총괄하는 지주사 지위에 올랐다.

운수업은 2018년까지 꾸준히 13~14%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캐시카우다. 코로나19가 덮친 2019~2022년에는 100억~300억원대 순적자를 냈지만 팬데믹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흑자를 내는 구조로 전환되는 중이다. 2023년에는 83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지난해에는 보다 높은 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