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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자구책 '패싱' 회생 '직행' MBK '노림수'

Numbers_ 2025. 3. 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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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자구책 '패싱' 회생 '직행' MBK '노림수'

홈플러스가 자구책을 건너 뛰고 기업회생절차로 직행하면서, 최대주주이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노림수가 무엇일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자금줄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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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홈플러스, MBK파트너스 CI


홈플러스가 자구책을 건너 뛰고 기업회생절차로 직행하면서, 최대주주이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노림수가 무엇일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자금줄 확보지만, 가뜩이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 비난을 감수하고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보다 원활한 투자금 회수 등 다른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6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렸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진입함에 따라 향후 법정관리 하에서의 구조조정, 자산 매각, 채권단 협의 등의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사측이 발표한 기업회생 신청 이유는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 경감이다. 홈플러스가 보유한 시장성 차입금(회사채, 단기채)은 총 2740억원으로 이중 89%에 해당하는 2440억원이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영업 적자 장기화, 향후 업황 악화를 이유로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해 자금 조달 우려가 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MBK 등 사측이 대규모 자본이 투입하는 등 별다른 자구노력도 하지 않고 홈플러스 회생 절차를 신청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는 시선이 나온다. 기업회생절차는 보통 자본잠식 상태에서 상환 불능에 처한 기업이 마지막 수단으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지만, 홈플러스는 사전 대비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회생을 신청했다는 점에서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진입하게 된다면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각종 채권을 변제하고 대규모 인력감축과 구조조정 등의 경영 효율화 작업을 합리적·공식적으로 할 수 있다. 이로인해 일각에서는 MBK로서는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진입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크게 손해보는 사안이 아니며 결과적으로 엑시트를 용이하게 하는 작업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MBK가 CP 만기 도래 등을 막지 못할 상황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여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이 의외이긴 하다”며 “매각, 근로자 희망퇴직, 자산 구조조정 등 기존 직원들 동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니 전략적 노림수가 있었나 생각이 들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투자원금(약 6조원)을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작업 등을 통해 절반이상을 회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진입해 기존 주식가치를 받지 못한다고 해도 펀드에 크게 스크래치(흠집)가 날 상황이 아닌 셈”이라고 말했다.

기업회생 전문 변호사는 “홈플러스가 점포를 정리하고 인원을 감축한 뒤 매각하겠다고 하면 노조의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며 “다만 회생 절차에 착수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채권을 변제하겠다고 밝힌 뒤 정리해고에 나서도 긴급한 경영 사정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MBK는 손해를 보면서 움직이는 PE가 아니다”라며 “이번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착수도 MBK의 속내가 분명 따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 시점이 의아하다는 의견도 있다. MBK가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에 들어섰다는 점은 포트폴리오사의 경영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 됐기 때문이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고려아연이랑 분쟁하는 상황에서 MBK가 상대측이나 정치권이나 규제당국에 먹잇감을 던져준 꼴”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분할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MBK가 회생 절차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익스프레스딜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최근까지 인수를 타진했으나 잇달아 딜드롭(거래무산)돼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MBK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는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또 홈플러스익스프레스딜은 최근까지도 일부 업체가 실사를 진행했으며, MBK는 후순위 보통주 투자자인 만큼 인수 이래 배당 등 투자원금 가운데 회수한 금액은 아예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투자금 회수 절차는 경영이 호전되면 본격화할 방침이라고도 했다.

한편 홈플러스 조사위원으로 선임된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가치, 청산가치 등을 평가해 조사보고서를 내달 29일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관리인은 이를 기반으로 오는 6월 3일까지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