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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라이프 '1조 몸값' 만든 투자 잠재력 '명암'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가 1조원대에 달하는 매각설의 주인공이 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사모펀드를 주인으로 맞이한 후 빠르게 덩치를 키우며 상조업계 1위 자리를 굳힌 전략이 주효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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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가 1조원대에 달하는 매각설의 주인공이 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사모펀드를 주인으로 맞이한 후 빠르게 덩치를 키우며 상조업계 1위 자리를 굳힌 전략이 주효했지만, 그 와중 고객들로부터 받아 둔 2조원대 자금의 투자 잠재력은 몸값을 더욱 끌어올린 숨은 공신으로 평가된다.
이를 토대로 자산운용 수익률을 연 5% 목전까지 높이며 웬만한 금융사보다 나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리스크가 커진 투자 포트폴리오는 동전의 양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는 최근 프리드라이프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웅진을 선정했다. 프리드라이프 지분 100%가 매각 대상이다. 양측은 오는 5월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대금은 최종 협상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프리드라이프의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가 기대하는 매각 희망 총액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 프리드라이프 지분 20%를 2000억원에 넘겼다. VIG파트너스가 염두에 둔 프리드라이프의 기업 가치가 최소 1조원은 될 거란 얘기다.
이는 VIG파트너스가 프리드라이프를 처음 손에 넣을 때와 비교하면 몇 배나 높아진 몸값이다. VIG파트너스가 2020년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할 당시 업계에 알려진 대금은 약 3000억~4000원 수준이다. VIG파트너스는 그동안 배당과 자본재조정, 소수지분 정리를 통해 이미 투자금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의 대형화와 그에 따른 시장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대형 상조업체에 가입자가 더욱 몰리는 경향을 노린 전략이었다. 앞서 VIG파트너스는 2016년부터 인수해 온 좋은라이프와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등 상조업체를 프리드라이프에 흡수합병시켰다.
이에 힘입어 프리드라이프는 상조업체 최초로 선수금 2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선두를 공고히 했다. 2023년 말 부금선수금은 2조2315억원에 달했다. 부금선수금은 상조 서비스 가입 고객이 장례·여행·웨딩 등 장래에 발생할 중요한 이벤트의 준비를 위해 미리 납부하는 할부금이다.
IB업계는 이렇게 쌓은 자금이 프리드라이프의 향후 가치 평가에 중심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상조시장은 점점 포화 상태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가입자 유치보다 기존에 적립한 선수금을 얼마나 잘 굴려 이익을 창출하느냐가 상조업체의 핵심 역량이 되고, 결국 프리드라이프처럼 몸집이 큰 곳들의 우월적 지위가 더 단단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자산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프리드라이프의 행보는 이런 맥락과 맞물려 있다. 특히 4%대 후반까지 올라온 금융자산운용 수익률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프리드라이프의 2023년 말 금융자산 대비 같은 해 금융수익 비율은 4.8%를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3.1%와 3.2%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약 1.5배나 높아진 수치다.
금융권에서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진 보험사와 비교해 보면 프리드라이프의 이 같은 수익률은 한층 두드러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각각 3.4%와 3.0%에 그쳤다.
프리드라이프의 실적에서 자산운용 성과가 차치하는 비중은 3분의1을 넘어섰다. 영업수익 가운데 금융수익의 비율은 2021년 25.6%에서 2023년 35.2%로 확대됐다. 반면 행사·장례·상품매출 등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긴 수익의 비중은 같은 기간 74.3%에서 64.8%로 축소됐다.
문제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 이익을 노리는 투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에 잠재된 위험성이 예전보다 커졌을 수 있다는 뜻이다.
프리드라이프의 금융자산 중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의 비중은 2021년 말 8.4%에서 2023년 말 13.0%로 상승했다. 이는 주로 매매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사들이는 금융자산으로, 흔히 말하는 주식과 단기채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장기 투자를 위한 상각후원가측정 금융자산의 비중은 같은 기간 48.0%에서 34.9%로 하락했다. 이는 상품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겠다는 의지를 갖고 취득한 금융자산으로, 고정된 이자수익을 목적으로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잘 굴려 미래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조업체의 구조는 자금 조달과 운용으로 수익을 내는 금융사와 닮은 면이 있다"며 "운용하는 자산과 관련 실적이 비례해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규모가 커질수록 리스크 최소화에 보다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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