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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 레버리지 점검]② KB·NH 낮추는데…'하이리스크' 꽂힌 메리츠증권만 역주행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기조로 공격적인 기업금융 영업에 나서는 메리츠금융그룹에 대해 살펴봅니다.증권 업계의 공통 화두로 위험요인(리스크) 관리가 부상한 가운데, 메리츠증권의 '고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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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기조로 공격적인 기업금융 영업에 나서는 메리츠금융그룹에 대해 살펴봅니다.
증권 업계의 공통 화두로 위험요인(리스크) 관리가 부상한 가운데, 메리츠증권의 '고위험·고수익'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부실자산 증가와 함께 최근 금융투자 업계 뇌관으로 꼽힌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위험 노출액)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10일 금투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최근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자산 비율)은 3.36%로 2023년 말과 비교하면 0.49%p 악화했다. 지난해 증가한 고정이하여신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입대출채권이 487억원, 사모사채 536억원, 미수수익 2억원, 채무보증 3244억원 등이다.
고정이하여신 증가에 대해 메리츠증권 측은 "위험대출 증가에 대해 일정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재분류하고 있어 금액 변경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 시각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내재됐고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세를 나타내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영업용순자본비율(증권사가 추가적 자금 조달이 없어도 잠재적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은 158.1%로 2023년 말보다 17.4%p 감소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65.7%p 악화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 평균이 187%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28.9%p 낮은 상태다.
물론 메리츠증권이 자본적정성 악화를 마냥 관망한 것만은 아니다. 이익을 누적하며 2021년 1500억원, 지난해 3300억원에 달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2022년에는 900억원대 후순위채를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도 안정성이 흔들리는 것은 메리츠증권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전략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위험인수 확대 기조에 총위험액이 증가했다"라며 "영업용순자본차감효과 등으로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도 196.3%에서 158.1%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처럼 메리츠증권이 굳이 리스크를 짊어지는 패턴은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나타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KB증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3%로 2023년 말보다 0.07% 개선됐다. 메리츠증권과 비교하면 2.73%p 나은 자본적정성을 나타낸 것이다. 이 결과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96.8%로 2.8%p 증가했다.
무엇보다 KB증권의 경우 작년 고정이하여신이 유지된 상황에서 정상여신과 요주의여신 등 고정이하여신으로 구분되지 않는 여신이 늘어나며 자본적정성 개선에 성공했다.
이혁진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KB증권은 위험 확대 추세가 둔화했고 1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지난해는 이익유보에 따른 자기자본 확대로 순자본비율을 개선했다"라고 설명했다.
NH증권 역시 자본적적성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1%로 2023년 말보다 0.81%p 줄이는 데 성공했다. 고정이하여신 가운데 사모사채 부문에서 1110억원을 줄였고 채무보증도 175억원 감소했다.
한신평은 NH증권의 자본적정성을 두고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 2.2%로 비슷한 증권사 평균(9.3%) 대비 우수한 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다"라며 "영업용순자본비율도 169.8%로 양호하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업계의 중론은 메리츠증권의 '고위험·고수익' 전략에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내부통제 이슈 등으로 리스크 관리가 주요 관심사"라며 "올해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하반기까지는 업황을 지켜보며 리스크 관리를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조언했다.
최근 홈플러스의 법정 관리 과정에서 보듯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 측에 내준 1조여원의 대규모 여신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향후 직면할 리스크도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을 겨냥하고 있다.
한신평 자료를 살펴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분기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의 담보가치가 하락하며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약 2조원 규모로 24%가 요주의이하(부실자산)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른 손실인식률은 15% 수준에 달한다.
윤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조정레버리지는 11.6배로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양적 부담, 높은 기업대출 비중, 위험인수 성향 등을 고려하면 더 보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꼬집었다.
조윤호 기자 uk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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