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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포커스] 주식 배당으로 상황 급변...영풍 의결권 살리나
이름모를 주주가 반전을 일으켰다.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얘기다. 전날 영풍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반발로 현금 대신 주식 배당이 이뤄졌는데 이로 인해 기존 영풍 주주인 '썬메탈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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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주주가 반전을 일으켰다.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얘기다. 전날 영풍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반발로 현금 대신 주식 배당이 이뤄졌는데 이로 인해 기존 영풍 주주인 '썬메탈홀딩스(SMH)' 지분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현장서 주주 제안으로 주식 배당
고려아연은 이날 주총에서 SMH가 영풍을 10% 소유했다는 이유로 영풍의 의결권을 저지하려 했다. 전날 SMH의 영풍 지분이 하락하면서 고려아연의 작전은 통하지 않게 됐다.
27일 열린 영풍의 정기 주주총회는 예상 보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애를 먹었다. 위임장 확인 절차가 늦어진데 따른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오후 7시께 시작된 1호 안건 상정부터 주주 반발로 막혔다.
영풍이 올린 주당 50원의 현금 배당 안건에 일부 주주가 "금액이 적다"며 난색을 표했다. 주주의 불만으로 배당안 처리가 가로막힌 것은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이사회는 결국 1호 안건을 가장 늦게 처리하기로 했다. 수정 안을 고심하던 차에 한 주주가 주식 배당을 요구했고 이사회는 이를 수용했다. 제안한 주주는 영풍·영풍정밀과 무관한 일반 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은 작년에도 1주당 0.0350주 씩 교부하는 주식 배당을 시행한 적이 있다. 상법에 '주식으로 배당을 받은 주주는 제1항의 결의가 있는 주주총회가 종결한 때부터 신주의 주주가 된다'고 명시됐다. 27일 주총 폐회 직후 영풍 신주 6만8805주가 2024년 말까지 명부에 기재된 주주들에 배부됐다. 이는 올해 주식을 취득한 고려아연 자회사 SMH는 주식 배당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또한 배당으로 6만8805주가 신규 발행되면서 영풍의 총 주식 수가 늘어 SMH의 지분이 기존 10.33%에서 9.96%로 10% 미만으로 하락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고려아연-SMH-영풍'으로 이어지는 출자고리를 만들어 상호주 규제로 영풍이 고려아연 주총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1월 임시 주총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승기를 잡았다.
27일 법원이 자회사 SMH가 영풍 지분 10%를 초과해 영풍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은 것은 위법하다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고려아연의 전략에 힘이 실렸다.
그런데 영풍의 주식 배당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이날 고려아연 주총서 영풍이 의결권을 되찾는다면 고려아연이 원하는 대로 주총을 끌고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사 수 상한' 통과 여부 핵심
28일 고려아연 주총 핵심 안건은 '이사 수 상한 설정'이다. 고려아연 측은 이사회 비대화를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영풍·MBK가 무한대로 이사를 추천하지 못하게 막기 위한 장치다.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정관에 명시하면 다음 주총부터 신규 이사 진입이 까다로워진다. 일단 현 경영진이 이사회를 과반 장악하면 영풍·MBK 측이 이사회에 참여해도 한계가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3월 12일 기준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10명 등 총 15명이다. 기존 18명에서 제임스 앤드류 머피, 최재식, 정다미 이사 등 3명이 중도 사임했다. 이들은 영풍이 건 소송에서 직무가 정지된 상황이었다. 고려아연은 이들을 이번 주총에서 다시 선임해 복귀시킬 계획이다. 또한 임기가 만료된 박기덕 사장, 최내현 켐코 대표, 김보영·권순범 사외이사 등 4명을 재추천했다. 고려아연이 추천한 7명이 주총 문을 넘으면 고려아연 이사 수는 17명이 된다. 19명으로 상한 선이 정해지면 영풍·MBK가 추천할 수 있는 인원은 2명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풍·MBK의 우선 목표는 이사 수 상한 통과를 막는 것이다. 영풍 의결권을 되살리면 영풍·MBK 연합이 몰아 줄 수 있는 표는 47%가 된다.
이사 수 상한과 같은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과반에 달하는 영풍·MBK가 반대하면 해당 안건은 부결될 공산이 크다.
고려아연은 28일 용산 몬드리안 호텔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이익 배당 및 임의적립금 처리 △이사수 상한·분기배당·분리선출 감사위원 수 설정 등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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