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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주주들] '개미의 역전승' DI동일 감사 6년 만에 교체된다
DI동일의 감사가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인사로 6년 만에 교체된다.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른 과징금과 최대주주에 대한 대여금 등으로 홍역을 치른 데 대해 사측은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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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동일의 감사가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인사로 6년 만에 교체된다.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른 과징금과 최대주주에 대한 대여금 등으로 홍역을 치른 데 대해 사측은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설치를 대책으로 내놨지만, 소액주주 측이 표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기존 감사를 바꾸는 쪽으로 매듭이 지어졌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오너 일가의 지분에 막혀 개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절치부심 끝에 주총을 하루 앞두고 꺼낸 승부수가 제대로 먹히면서 역전승이 펼쳐졌다.
28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빌딩에서 열린 DI동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가 추천한 김종태 회계법인 세진 회계감사팀 이사가 DI동일의 새로운 감사로 선임됐다. 사측이 제안한 이준규 한국철도공사 전략기획실 및 사업개발본부 차장에 대한 찬성은 1061만3114주 중 399만3163주(37.62%)에 그친 반면, 김 이사는 찬성 662만6946주(62.44%)를 얻었다.
소액주주 측은 2019년 3월 주총에서 선임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 온 김창호 감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DI동일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주주인 정헌재단에 96억원의 자금을 대여했고 금융위로부터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과징금도 부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11월 소액주주들의 요청으로 임시 주총이 열렸지만 김 감사에 대한 해임 안건은 부결됐다.
반면 사측은 이사외 안에 감사위원회와 윤리경영위원회를 마련하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아울로 최대주주인 정헌재단과 DI동일의 이사직 겸직을 해소하고, 내부회계관리제도와 내부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주주 측이 제안한 상근 감사와 사측이 상정한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설치 안건의 맞대결은 이번 주총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소액주주 측은 비전문가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시기상조라며 회계 전문가를 상근 감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위원회 설치가 가결됐다면 상근 감사 선임 안건은 자동 폐기되는 상황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사측의 우세가 점쳐졌다. 서민석 DI동일 회장 쪽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2.37%다. 서 회장은 DI동일의 주식 7.39%를 들고 있는 2대주주다. 여기에 더해 서 회장의 △장남 서태원 부회장 1.78% △아내 여경주 1.19% △딸 서희원 0.37% △누나 서융자 0.05% 등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3.46%가량이다. 또 DI동일의 최대주주인 정헌재단이 11.52%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사측의 우호적 역할을 해 온 삼양그룹 보유 지분 8.2% 중 5%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전날 법원이 5%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할 수 없도록 판결했기 때문이다. 삼양그룹은 수십년간 DI동일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공시하지 않아 '5%룰'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소액주주들이 만들어 낸 변화였다. 삼양그룹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야 한다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결국 감사위원회 설치가 부결되자 소액주주들은 박수를 보냈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이 담긴 제4·5호 의안은 감사위원회 설치 불발과 동시에 자동 폐기됐다.
이날 주총에서 사측이 상정한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변경 안건은 출석한 주주들의 의결권 주식 수 1551만1353주 중 847만4480주(주총 참석 의결권의 54.64%)만 찬성하며 부결됐다. 감사위원회 설치는 정관변경 사항인 만큼 주 참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했다.
다만 소액주주 측이 함께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설치 안건은 부결됐다. 찬성 50%를 넘겼지만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또 이사 선임 안건 중 △서태원(사내이사) △손재선 △손수용 △김형종(사외이사) △송원자 △이상국 △윤형주 선임 안건은 모두 찬성 50%를 넘겼지만 윤형주 사외이사 후보의 찬성이 제일 적어 나머지 6명이 선임됐다. 윤 후보는 법부법인 건우 변호사로 소액주주 측과 삼양홀딩스 의결권 행사 제한 소송을 함께 했다.
DI동일 소액주주 측에서 주주제안을 이끌었던 신민석 전 라데팡스파트너스 부대표는 주총이 끝난 후 "소액주주 측이 제안한 감사가 선임되면서 DI동일의 부족했던 내부 회계 관리 시스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 의장을 맡은 서 부회장은 의안 심의 후 "회사 임직원 모두는 회사 발전과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새로 선임되는 이사, 감사와 협업해 더 발전적인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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