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과 내후년 상장을 노리고 올해 프리IPO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있다. 프리IPO는 1~2년 내 IPO(기업공개)를 조건으로 투자를 받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공모주 시장 활황 등에 대한 기대를 품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기준 더브이씨(THE VC)에 집계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프리IPO 투자를 받은 기업은 총 34곳이다. 지난해 프리IPO 투자를 유치한 기업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2021년 50여곳이 프리IPO 투자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줄었다.
프리IPO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을 받은 곳은 컬리와 동화일렉트로라이트다. 1200억원씩 받았다. 컬리의 경우 앞서 2021년에 47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받고 상장을 추진했지만 올 초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올해 기존 투자사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코리아와 애스펙스매니지먼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은 것인데 밸류에이션을 낮추기 위한 펀딩이었다는 해석이다. 프리IPO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각각 2021년 말 4조원, 올해 5월 2조7000억원 수준이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에 투자한 투자사는 NH헤지자산운용, 신한투자증권, SKS프라이빗에쿼티, 디비캐피탈, 디비금융투자, LX자산운용 등 금융회사와 사모투자회사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2차전지 제조 소재인 전해액을 만드는 회사다.
이 외 프리IPO 투자금을 많이 유치한 곳으로 에이스엔지니어링(에너지저장장치 토털 솔루션 기업) 900억원, 아데나소프트웨어(핀테크 솔루션 개발기업) 300억원, 와드(식당 예약 앱 캐치테이블 운영사) 300억원 등이 있다. 에이스엔지니어링(BNW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과 아데나소프트웨어(E&F프라이빗에쿼티) 역시 투자사로 사모투자회사들이 눈길을 끈다.
분야별로 보면 △바이오·의료 9곳 △배터리 4곳 △뷰티 3곳 △음식·외식 3곳 △우주·항공 2곳 △반도체·디스플레이 2곳 △엔터테인먼트 2곳 △엔터프라이즈 2곳 △콘텐츠 2곳 △금융 1곳 △생활 1곳 △자동차 1곳 △보안 1곳 △제조·3D프린터 1곳 등이다.
올해 프리IPO 투자를 받고 바로 상장까지 완료한 기업은 총 2곳으로 파두(반도체·디스플레이), 코어라인소프트(바이오·의료)다.
파두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했고 코어라인소프트는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다 스팩(SPAC) 합병 방식을 택했다. 파두는 올 8월 상장했는데 초기 투자사인 포레스트파트너스가 올 11월 지분 일부를 팔아 1128억원(투자 원금 728억원)을 회수하며 엑시트(투자금회수)를 했다. 코어라인소프트 상장으로 엑시트를 한 곳은 K2인베스트먼트다. K2인베스트먼트는 상장 당일인 9월 18일부터 3일 동안 지분 일부를 팔아 투자 원금 대비 2배 이상인 120억원 정도를 회수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장기화한 경기 불황을 비롯 벤처 투자 시장 혹한기 등이 이어졌지만 프리IPO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공모주 시장 활황에 따른 기대감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따상·따따상에 대한 기대가 이어진 것인데 특히 올 6월 한국거래소가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일 가격 제한 폭을 변경하면서 상장 첫 날 공모가의 4배 수준까지 수익을 내는 것도 가능해졌다. 기대감과 함께 올 11월 17일 공모가 3만6200원으로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한 달만에 주가가 20만원 넘게 상승했다. 이달 12일 공모가 6000원으로 상장한 LS머티리얼즈도 현재 주가가 4만원을 넘어섰다.
추가로 올해 완화된 기술특례상장 요건도 프리IPO 시장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제도 변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 ‘파두 사태’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 활황은 프리IPO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프리IPO 펀드를 운용하는 이들은 보통 펀드 만기를 짧게 갖고 가면서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주식 시장이 좋으면 주식 시장과 가까운 프리IPO 시장부터 활황으로 가면서 초기 투자 시장까지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내년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데 주식 시장이 좋아질 수 있는 요소다”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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