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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이사회]③ 미래에셋컨설팅, 전·현직 임원들 경영 일선에…박현주의 '믿을맨' 집합소

Numbers_ 2025. 4. 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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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이사회]③ 미래에셋컨설팅, 전·현직 임원들 경영 일선에…박현주의 '믿을맨' 집합소

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등기임원 현황을 톺아봅니다.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에서 사실상 정점에 위치한 미래에셋컨설팅에는 전·현직 미래에셋그룹 임원들이 이사회를 거쳐갔다.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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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등기임원 현황을 톺아봅니다.

 

/그래픽=임초롱 기자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에서 사실상 정점에 위치한 미래에셋컨설팅에는 전·현직 미래에셋그룹 임원들이 이사회를 거쳐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최대주주인 박현주 회장과 그의 부인인 김미경씨 등이 90% 가까이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로 일컬어진다. 미래에셋캐피탈·자산운용과 함께 그룹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탓에 미래에셋컨설팅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은 오너인 박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8일 <블로터>가 최근 10년 동안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현직 계열사 임원들이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감사 등의 직함으로 경영에 참여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현재 기준으로는 김승건 대표와 함께 채창선 본부장, 김은령 광고부문 대표, 권범규 본부장 등 4인의 사내이사 체제에다가 감사로는 숭실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인 정상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가 선임된 상태다.

미래에셋컨설팅 주요주주 현황을 보면 박 회장이 48.49%, 박 회장의 부인인 김미경씨가 10.15%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세 자녀인 박하민·은민·준범씨도 8.19%씩 보유하는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총 90%에 육박해 사실상 가족회사나 다름없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데,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단일 2대 주주다. 즉,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율이 그룹을 지배하는 데 있어 핵심인 셈이다.

부동산 임대·관리사업과 숙박 및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금융회사가 아닌 데다가 비상장사여서 다른 계열사들보다 이사회 자격 요건이 비교적 느슨한 편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아닌 주식회사 설립과 관련된 상법의 적용을 받는다. 비상장사에다가 소규모 회사일 경우 감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되며, 사외이사 선임 요건이 금융회사지배구조법보다 덜 까다롭다.

상법에 따르면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주식회사는 감사 1인 이상, 이사 수는 3인 이상 둬야 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2008년 옛 케이알아이에이(KRIA)로부터 인적분할돼 자본금 10억원으로 출발했다. 2010년 KRIA를 역합병한 뒤 2021년에는 광고대행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브랜드무브도 흡수합병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컨설팅이 설립 이래로 이사회를 4인 체제로 운영해왔던 점도 상법에 따라 최소한의 인력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컨설팅이 지금의 5인체제 이사회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미래에셋캐피탈과 같은 시기인 2021년부터다.

이같은 배경 탓에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 멤버로서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룹 내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과거부터 미래에셋그룹 전·현직 임원들이 거쳐가면서 교차 겸직을 해왔던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게 되면 업권 안팎에서 박 회장의 신복이라는 별칭이 붙는 이유다. 실제로 박 회장의 부인인 김미경씨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미래에셋컨설팅 사내이사에 선임돼 직접 이사회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김승건 대표의 경우 2008년 미래에셋컨설팅 초대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되돌아온 케이스다. 이후에도 2017년 한 해 동안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갈 때 미래에셋컨설팅의 기타비상무이사 겸직을 통해 이사회에 참여했다. 2018년부터는 다시 미래에셋컨설팅 대표이사로 돌아와 현재까지 미래에셋컨설팅을 이끌고 있다.

김승건 대표는 박 회장의 광주제일고등학교 동문으로, 박 회장이 처음으로 금융투자업에 발을 들였던 옛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출신이다. 김승건 대표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기획팀장을 지낸 뒤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컨설팅을 오가며 대표를 지냈다.

김승건 대표와 같은 사례는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 내에서 또 발견할 수 있다. 현재 감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상기 교수는 2011년부터 7년 동안 감사로서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 활동을 했었다. 2018년부터 6년 가량은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다가 지난해 2월 감사로 재선임됐다. 정 교수는 미래에셋그룹 창업주인 박 회장의 창업동지로 불리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대표까지 역임했던 1세대 주역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래에셋그룹 브랜드와 기업광고 등을 전담했던 계열사 브랜드무브 대표를 지낸 김은령 광고부문 대표도 2021년부터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에 합류했다. 미래에셋그룹의 광고대행사였던 브랜드무브는 2021년 12월 미래에셋컨설팅과 합병됐다.

현재 미래에셋컨설팅의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과거 이사회 멤버였던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들도 눈길을 끈다. 2017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겸직을 통해 미래에셋컨설팅의 이사회에 합류했었다. 당시 김미섭 대표는 감사를, 허선호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를 각각 맡았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2023년 말 창업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하며 1세대에서 2세대로 경영을 넘기는 구조의 세대교체성 인사를 단행했는데, 김미섭 대표와 허선호 대표도 이 때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미래에셋증권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김미섭 대표는 미래에셋그룹 창업 공신격 인물로 꼽히는 2세대로, 대우증권 출신인 허선호 대표는 대우증권과의 화학적 결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상징적인 2세대로 평가받는다.

한편 미래에셋컨설팅 이사회의 큰 축을 맡았던 기타비상무이사도 미래에셋캐피탈처럼 2021년 말 임태중 미래에셋증권 글로벌혁신본부 이사가 퇴임한 이후 더이상 선임하지 않았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근하지 않으면서도 주요주주가 기업에서 이사회의 경영 참여를 원할 때 선임하는 등기임원이다. 과거에는 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사마다 임원들이 교차 겸직하며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맡아왔으나, 현재는 사내이사 4인 체제로 운영하며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비워뒀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