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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롯데글로벌로지스 IPO 불발에 풋옵션 3800억 떠안는다
롯데그룹이 롯대글로벌로지스 2대주주 엘엘에이치(LLH)의 지분을 3800억원에 되사오기로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이 무산됨에 따라 LLH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결과다. 이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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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롯대글로벌로지스 2대주주 엘엘에이치(LLH)의 지분을 3800억원에 되사오기로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이 무산됨에 따라 LLH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결과다.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해도, 대규모 현금 유출을 맞닥뜨린 그룹으로선 재무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외부 차입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유형 자산 매각이나 자사주 처분을 통한 자금 마련 가능성도 거론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 2대주주인 LLH는 전날 풋옵션을 발동했다. 이에 롯데지주(최대주주)와 호텔롯데(4대주주)는 LLH가 보유 중인 주식 747만2161주를 일정 비율로 분담해 매입하기로 했다. 2017년 2860억원을 투자한 LLH는 현재 지분 21.87%(747만2161주)를 들고 있다.
당초 롯데글로벌로지스가 IPO(기업공개)를 완주했더라면 이들 대주주는 FI의 구주매출 단가(공모가)와 풋옵션 행사 가격 간의 차액만 보전해도 됐다. 그러나 지난달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그룹은 상장 철회를 결정했고, 풋옵션 행사 물량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롯데지주는 내달 11일 604만4952주를 3074억원에 현금 취득할 예정이다. 단순 계산 시 1주당 취득 단가는 약 5만857원이다. 매입 후 지분율은 46.04%에서 63.73%로 증가한다. 비상장사인 호텔롯데는 별도 공시를 하진 않았으나, 잔여 142만7209주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와 동일한 값으로 계산하면 약 726억원 규모다.
LLH는 8년 만에 투자 원금 대비 약 1000억원의 수익을 실현하게 됐다. 주당 5만857원은 최초 취득 금액인 3만8250원(주당 평균 브릿지론 조달비용 포함)과 비교하면 32.7% 증가한 값이다. 2021년 이후 IPO를 수차례 연기하는 과정에서 보장 수익률(연복리 3.0~3.5%)이 상향되고 세부 계약 조건이 더해지며 풋옵션 단가가 5만원대까지 치솟은 것이다.
롯데그룹은 이전부터 풋옵션 이행을 재무적으로 대비했다. 지난해 말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파생상품 금융부채로 각각 2268억원, 535억원을 인식했다. 그럼에도 현금 유출이 현실화한 이상 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등 그룹의 신사업 지원을 전담하고 있는 롯데지주로선 압박이 더욱 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롯데지주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900억원에 그치는 반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FI 지분 매입을 위해 추가적인 외부차입에 나설 경우 146% 수준인 부채비율 역시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부진 여파로 지난해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도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롯데지주의 차입 여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자기 주식을 처분해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롯데지주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발행주식총수의 약 15% 내외의 자기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 역시 힘을 싣는다. 롯데지주는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32.3%(3418만3265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13일 종가(2만4200원) 기준 매각 예정 물량인 15%의 가치는 약 384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그룹 측은 사전에 풋옵션 가능성을 인지하고 준비한 만큼 재원 확보를 둘러싼 의구심에 대해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FI의 풋옵션 행사에 대비한 재무적 준비를 마쳐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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