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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ECM] 'IPO 먹구름' 발길 돌리는 '대어'…유증도 '용두사미'
국내 기업들의 올해 4월 기업공개(IPO) 규모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거의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상장을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는 가운데 그나마 기대주였던 대어들까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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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올해 4월 기업공개(IPO) 규모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거의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상장을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는 가운데 그나마 기대주였던 대어들까지 잇따라 발길을 돌리면서 공모주에 대한 투자 심리는 한층 싸늘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는 조 단위 거래를 매듭지은 삼성SDI 덕에 덩치가 커진 듯 보이지만, 금융당국의 현미경 심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대급 딜에 제동이 걸리는 등 당초 예상과 달리 용두사미가 된 모양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신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IPO를 통해 모집한 자금은 총 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줄었다.
건별로 보면 그나마 에이유브랜즈가 상장으로 끌어모은 320억원이 가장 큰 딜이었다. 이어 쎄크와 한국피아이엠이 IPO로 각각 180억원, 146억원을 조달했다. 다만 한국피아이엠은 코넥스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사례였다. 실질적인 뉴 페이스는 두 곳뿐이었던 셈이다.
투자 수요 역시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 IPO 공모주에 대한 일반 청약 경쟁률은 평균 1079.73대1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 1928.26대1에 비하면 눈에 띄게 낮아진 수치다. 기관의 수요예측 경쟁률 역시 1080.56대1에서 1035.52대1로 다소 떨어졌다.
더욱 문제는 앞으로 예정돼 있던 IPO 빅딜까지 물거품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자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시기를 미루는 흐름이다.
기업가치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며 올해 IPO 최대어로 꼽혔던 DN솔루션즈는 지난달 30일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같은 달 22~28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참여가 저조해 상장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이번 달 2일 상장 철회를 발표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희망 공모가를 1만15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제시, 예상 시가총액은 4789억원에서 5622억원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밑돌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도도 낮았다.
반면 유상증자는 급격하게 불어났다. 지난달 중으로 신주 배정 기준일이 설정된 유상증자 모집액은 총 1조952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24.7% 폭증했다. 지난해 같은 달 유상증자 거래가 485억원짜리 한 건에 그친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최근 조 단위 딜의 영향이 맞물리며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최대어는 삼성SDI였다. 1조7282억원에 달하는 빅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밖에 △차바이오텍(1516억원) △형지I&C(393억원) △코어라인소프트(234억원) △해성옵틱스(95억원) 등이 조사 대상 기간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상증자도 마냥 활황으로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금융당국의 제지로 인해 유상증자 금액이 줄어들고 시기가 밀리는 경우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삼성SDI 역시 이런 케이스였다. 당초 2조1억원의 유상증자를 예고했지만, 금감원이 이를 중점심사 대상 1호로 선정하며 브레이크를 걸었고, 결국 액수를 축소했다. 삼성SDI의 유상증자는 금감원이 올해 초 중점심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뒤 적용한 첫 사례였다. 금감원은 중점심사 대상이 되는 7가지 기준으로 ▲증자 비율 ▲할인율 ▲재무 상황 ▲일반주주 권일 훼손 여부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차바이오텍의 유상증자도 금감원에 의해 차질이 빚어지며 시점이 밀렸다. 차바이오텍은 원래 지난 3월 초 구주주 청약과 일반공모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감원이 유상증자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수 차례 요구하면서, 4월에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였다.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사진을 올해 3월 발표했지만, 마찬가지로 금감원의 압박에 대응하느라 일정이 지연됐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금감원의 행보는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하면서 "중점심사 절차에 따라 대면 협의 등을 통해 면밀히 심사한 결과 유상증자 당위성과 주주 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에서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광우 기자 bo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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