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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프텍의 6년]③ 변수로 떠오른 FI 전환사채 물량...'오버행' 불가피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텍의 경영권이 사모펀드(PEF)로 넘어가는 가운데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기존 최대주주 측과 호흡을 맞췄던 CB 투자자가 엑시트(투자금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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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알에프텍의 경영권이 사모펀드(PEF)로 넘어가는 가운데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기존 최대주주 측과 호흡을 맞췄던 CB 투자자가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CB 전환 시 오버행(대규모 물량 출회)은 물론, 경영권 구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FI 없이 투자…'엔터파트너즈'에서 첫 균열
알에프텍은 지난 6년여간 이진형 대표이사 체제 하에서 △애덜린 △자스텍엠 △디알씨헬스케어 △지오티스 △유스필 △한주반도체(현 한주하이텍) △엔터파트너즈(현 한주에이알티) △제이드 코스닥벤처 Pre-IPO 일반사모투자신탁 등 8개 법인의 지분을 취득했다. 사업 확장을 위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뿐만 아니라 금융수익 창출을 위한 투자에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투자 재원은 대부분 내부 현금과 금융기관 차입을 활용해 조달했다. 이 대표는 알에프텍을 인수한 뒤 4년이 넘게 별도의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지 않았다.
외부 자금이 투입된 유일한 사례는 엔터파트너즈 인수 건이었다. 알에프텍은 지난 2023년 7월 ‘시너지IB 소부장3호 신기술투자조합(시너지IB 소부장3호)’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3회차 CB를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운영자금 100억원과 타법인증권취득에 필요한 200억원 조달이었다. 발행 당시 취득 대상 법인에 대해선 ‘미정’이라는 입장을 취했지만, 이후 엔터파트너즈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실질 사용처가 드러났다.
엔터파트너즈 투자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에 걸쳐 마무리됐다. 당초 구주 50억원, 신주 150억원 등 200억원 수준으로 거래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정정 과정을 거치며 30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220억원을 지급해 경남제약 측이 보유한 구주 361만743주를 양수했고, 이어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201만9678주의 신주를 취득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알에프텍은 엔터파트너즈의 지분 40.3%를 확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후 엔터파트너즈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을 알에프텍 측 임원들로 채웠다. 또 이차전지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등 새로운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하고 상호를 한주에이알티로 바꿨다. 알에프텍의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완전히 편입된 것이다.
'전환'만으로 지배력 변경…경영권 판도 뒤흔들까
문제는 엔터파트너즈 인수에 동원된 3회차 CB다. 해당 CB의 규모가 기존 경영권과 지분 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환가액 4327원에 발행된 3회차 CB의 전환가능 주식량은 693만3210주로 전체 주식의 18.06%에 이른다. 이는 이번 알에프텍 구주 양수도 지분 14.4%보다도 크다.
여기에 해당 CB는 주가가 하락하며 세 차례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거친 상태다. 지난해 2월 4085원으로 조정됐고, 같은 해 9월 3414원, 지난달 3405원으로 내렸다. 이에 전환가능 물량 또한 881만573주로 27%가량 불어났다.
CB 투자자가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총 21.5%의 알에프텍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구주 인수자 측의 지분율은 11.3%로 하락한다. 구주 인수자의 두배 수준인 지배력을 FI가 확보하는 셈이다. 더욱이 CB의 리픽싱 한도가 3029원(최초 전환가액의 7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 지분은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CB의 전환청구권 행사 가능 기간은 지난해 7월부터 오는 2028년 6월까지다.
CB 투자자가 경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메자닌 투자펀드는 경영 참여보다 전환 차익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전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회수 시점을 조율 중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투자금 회수에 따른 오버행 우려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 물량이 적지 않은 만큼, 주식으로 모두 전환할 경우 유통 주식 수가 급격히 늘어나 주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CB를 인수한 시너지IB 소부장3호는 시너지파트너스 그룹의 메자닌 전문 투자사 시너지IB투자가 2023년 305억원 규모로 결성한 펀드다. IBK캐피탈과 신한캐피탈, SBI저축은해 등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했으며, 운용사(GP)인 시너지IB투자도 약 5억원을 출자했다.
이와 관련 <블로터>는 시너지IB투자 측에 투자금 회수 시점과 향후 계획에 대해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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