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23년 4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영업익을 기록하며 ‘상고하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선제적인 '워룸(비상경영체제)'을 시행한 덕에 1~3분기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가전수요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급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2023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1567억원, 영업이익 312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5.9%, 350.9%씩 증가했으며, 전기에 비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8% 증가, 68.6% 감소했다.
시장 전망 대비 매출은 선방했지만, 수익성 면에선 아쉬운 결과다. 금융 리서치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증권가 예상치를 합산한 LG전자의 4분기 실적 예상치는 22조8957억원, 영업이익 6395억원이다. 매출은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 미치는 셈이다.
LG전자 실적은 전통적으로 백색가전 수요가 많은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엔 부진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인다. 특히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핵심 자회사인 LG이노텍 실적을 제외하면,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LG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의 2023년 4분기 실적을 매출 15조6000억원, 영업손실 560억원으로 예상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수요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판촉비 부담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부진하지만…신사업 성과
다만 LG전자는 지난해 1~3분기 실적 호조를 보였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지속하며 누적기준으로는 최대매출을 달성했다. LG전자는 2023년 누적 매출 84조 2804억원, 영업이익 3조5485억원을 잠정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1% 감소했다.
LG전자는 생활가전 및 전장 사업 효과로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생활가전 사업의 경우 연매출 30조원, 전장 사업은 10조원을 각각 넘겼을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 LG전자는 제품 및 제조경쟁력으로 대표되는 기본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준비를 고도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생활가전 사업에서는 D2C(소비자직접판매), 구독 등의 사업방식을 확대하고, 가전 OS(운영체제) 탑재를 확대해 스마트홈 솔루션에도 속도를 낸다.
또 듀얼트랙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에 집중했던 TV,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뿐만 아니라 스마트모니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고색재현 LCD(액정표시장치)인 QLED 라인업 등을 통해 고가 라인업을 보강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경기둔화로 인해 수요회복이 지연되고,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콘텐츠 등으로 다변화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며 “올해는 기본역량 강화 및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이어갈 방침이며, 로봇, 전기차 충전 등 단기적 경영성과보다는 미래준비에 무게를 둔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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