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폭풍 성장'하는 다이소, 뷰티·온라인 타고 '新 유통공룡'으로 거듭나나

Numbers_ 2024. 1. 8. 07:58

다이소 명동 본점.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고물가 기조에 수혜를 보고 있다. 저렴한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평가와 더불어 전국 매장을 통한 뛰어난 접근성을 무기로 올해 '매출 3조 클럽' 달성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여기에 지난 2021년부터 뛰어든 '뷰티 사업'은 MZ세대 사이에서 굳어진 가심비 소비 경향을 타고 크게 성장하며 H&B(헬스앤뷰티) 시장 1위 CJ올리브영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서 이미 '공룡'으로 거듭난 다이소는 최근 온라인 사업을 재편하고 익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커머스' 성장 시동까지 걸고 있다. 1000원 단위 저렴한 공산품을 판매하는 다이소가 전통의 유통 강자들을 제치고 국내 온·오프라인 시장을 주름 잡는 새로운 '유통 공룡'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경기 불황에 빛을 발하는 '다이소'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2조 945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이소의 매출이 2018년 1조 9785억원 → 2019년 2조 2362억원 → 2020년 2조 4215억원 → 2021년 6048억원으로 매년 10% 대의 성장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 3조 클럽' 달성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의 성장세는 물가가 오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2018년 99.1에서 지난해 111.6로 크게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가 100을 넘으면 기준시점보다 물가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다이소는 경기 불황에 더욱 빛을 발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균일가 정책'을 유지하며 모든 제품의 가격이 5000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초저가로 팔아도 이익이 많이 남는다. '박리다매'라는 기본 원칙에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위한 △상품 포장 최소화 △광고 비용 최소화 △유통구조 단순화라는 세 가지 전략을 더한 덕분이다.  다이소의 영업이익은 2018년 1251억원에서 2022년 2393억원으로 91.2%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이소의 매출 성장률(48.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이소 관계자는 "비용이 발생하는 디자인적인 요소에서 원가를 낮추고 일정 수준 이상의품질은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이소는 대체 불가능한 가격과 상품군을 무기로 점포 수를 꾸준히 확장했다. 다이소의 매장 수는 2009년 500곳에서 지난해 1442곳으로 약 3배 늘었다. 편의점을 제외한 전국 백화점·마트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다이소는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거점의 건물을 임차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뛰어난 접근성으로 지역 고객을 끌어모았다. 다이소는 이제 제품군이 일부 겹치기도 하는 대형마트에도 속속 입점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 입점 여부가 집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복합몰로 리모델링하는 마트 입장에서는 유치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뷰티 사업의 약진… '올리브영'의 대항마

 

(그래픽=박진화 기자)


다이소는 '뷰티 시장'에서도 올리브영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힐만큼 '큰손'이 됐다. 경기 침체 여파로 저렴하고 품질이 뛰어난 주문자부착생산(OEM) 뷰티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실속있는 뷰티 쇼핑을 원하는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은 결과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다이소의 뷰티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다이소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초·색조화장품 매출도 전년 대비 약 180% 신장했다. 다이소가 2021년 뷰티 시장에 뛰어든 후발 주자인 것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다이소는 뷰티 시장의 '절대 강지'인 올리브영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다이소와 올리브영은 품질 좋고 가격이 낮은 중소 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동일한 전략을 갖고 있다. 올리브영의 현재 매장 수는 약 1300여 곳으로 매장 수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롭스, 랄라블라 등 기존 H&B 업체들이 쪼그라들면서 올리브영이 독주 체재를 이어나갔는데 다이소가 뷰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자가 생긴 셈"이라고 진단했다.


오프라인 넘어 온라인까지 '이커머스 본격 시동'


이제 진정한 '유통 공룡'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커머스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거래액 기준 2019년 135조원에서 지난해 206조원으로 52.5% 성장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다이소는 매출의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한다.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을 장악한 다이소의 '넥스트 스텝'인 셈이다.

다이소는 지난달 15일 자사 온라인몰 '샵다이소'과 오픈마켓 '다이소몰', 다이소 멤버십 등 세 가지 온라인 서비스를 '다이소몰'로 통합했다. 개편된 다이소몰에서는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3만개의 제품만을 취급한다. 여기에 더해 모든 제품을 평일 오후 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 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이를 뒷받침해 줄 대규모 물류 인프라 구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이소는 최근 경기도 용인시과 부산시에 위치한 자사 물류센터에 더해 경기도 안성시에 물류센터를 새로 임대했다. 익일배송 서비스 등 온라인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복안이다. 또 올해에는 세종시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를 착공할 예정이다. 다이소가 온라인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한다면 2026년 완공되는 세종물류센터는 이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다이소가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에 대규모 물류 인프라까지 갖추게 된다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le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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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성장'하는 다이소, 뷰티·온라인 타고 '新 유통공룡'으로 거듭나나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고물가 기조에 수혜를 보고 있다. 저렴한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평가와 더불어 전국 매장을 통한 뛰어난 접근성을 무기로 올해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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