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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삼킨 하림] 매각 ‘9부 능선’, 영구채에 또 발목

Numbers_ 2024. 1. 24. 17:40

HMM 상하이호.(제공=HMM)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매각 절차가 또 늦어지고 있다. 정부와 인수 측이 영구채를 둘러싸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양측은 1차 협상 기한을 다음달 6일로 연기했다. 

24일 해운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측인 KDB산업은행(산은)·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주주 간 계약’ 협상 시한을 오는 2월 6일로 2주 연장했다. 

당초 1차 협상기한은 지난 23일까지 였다. 필요할 경우 2주를 더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양측은 매각 측이 보유한 HMM의 영구채 처리 문제에 이견을 보이면서 기한 연장을 선택했다.

영구채 처리에 따른 의견차로 매각 절차가 지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도 영구채 문제로 한 차례 미뤄졌다. 

당시 하림 컨소시엄 측은 매각 측에 잔여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밖에 주주 간 계약의 유효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해달라고도 했다.

매각 측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경우 인수 측은 5년 후 △HMM의 현금 배당 제한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조항을 무력화할 수 있다. 

매각 측은 요구안을 거절하면서 입장차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인수자의 경영권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소액주주들이 매각 측의 영구채 전환을 반대한 이유다. 

그래픽 : 박진화 디자이너


매각 측이 보유했던 영구채 규모는 총 2조6800억원이다. 이를 주식으로 모두 바꾸면 5억3600만주가 새로 생긴다. 이 경우 총 유통주식수는 10억2500만주로 늘어난다. 

남은 영구채는 3억3600만주다. 매각 측은 오는 5월부터 2025년까지 5차례에 걸쳐 영구채 주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2023년 10월, 0%  △2024년 5월, 2.8% △2024년 6월, 8% △2024년 10월, 21.8% △2025년 4월 38.9%로 늘어난다. 

반면 인수 측의 지분율은 인수 직후 57.9%에서 같은 시기 △56.2% △53.2% △45.3% △38.9%로 줄어든다. 2월에 HMM 매각이 완료된다고 볼 경우 인수자가 HMM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에 그치게 된다.  

나아가 매각 측이 영구채를 모두 전환하면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6.1%포인트로 줄어든다. 매각 후 지분구조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림 측은 “현재 세부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곧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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