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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SM엔터 인수'...2023년 자본시장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

Numbers_ 2024. 1. 24. 16:08
블로터·넘버스 2024 M&A 전망 설문조사④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핫 이슈로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과 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매각이 꼽혔다. 이들 M&A는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를 받고 있다. SK스퀘어의 11번가 콜옵션 포기도 시장의 이목을 끈 이슈로 선택됐다. 향후 ‘콜앤드래그(Call and drag)’라는 계약 형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업계 관측이 나온다. 

블로터와 넘버스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M&A 관련 기업 4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23년 자본시장의 핫 이슈’를 고르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4.8%가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을 선택했다. 총 66명 중 23명이 답했다. SM 인수전의 뒤를 잇는 이슈는 HMM 매각으로 집계됐다. 응답률은 28.8%, 응답 인원수는 19명이다.

(자료=블로터·넘버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국내 M&A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한편 국내외 IT플랫폼과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경쟁 지형도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SM은 ‘K-콘텐츠’ 1세대를 키워낸 기업이다. 해외에서 K-콘텐츠에 대한 인기와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SM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됐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오너 중심의 SM 지배구조에 문제를 제기한 게 시작이다.

여기에 카카오가 가세해 SM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다. 맞은 편에서는 하이브가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측에서 경영권 방어에 나서면서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졌다. 당시 네이버는 하이브와 팬 플랫폼 사업으로 동맹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SM인수전이 네이버와 카카오 간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양측은 유상증자와 지분인수, 나아가 공개매수로 SM 지분 확보에 열을 올렸다. 한때 SM의 주가는 연초 대비 2배까지 뛰어 올렸다. 반면 하이브와 카카오의 주가는 급락하면서 시장이 과열됐다. 결국 하이브가 SM 인수 절차 중단을 발표하면서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게 됐다.

카카오의 승리로 끝날 줄 알았던 SM 인수전은 현재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카카오가 SM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SM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MM 매각은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대표 사례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8조원 자산을 가진 팬오션이 26조원 규모의 자산을 가진 HMM 인수를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팬오션의 모회사인 하림지주가 가진 자산규모도 14조원에 불과하다. 하림그룹 컨소시엄이 무리한 인수로 이후 조달자금과 비용을 부담하기 쉽지 않다는 업계 우려가 크다. 

HMM의 주요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달 18일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과 JKL컨소시움을 선정했다. 매각가는 6조4000억원이다. 현재 HMM 매각은 정부측과 인수측 컨소시엄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주주간 계약 협상 시한이 내달 6일로 연장된 상황이다. 

‘2023년 자본시장의 핫 이슈’로 선택된 세번째 항목은 SK스퀘어의 11번가 콜옵션 포기다. 응답률은 21.2%다. 총 14명이 선택했다. 

SK스퀘어의 11번가 콜옵션 포기의 핵심은 업계의 암묵적인 룰이 깨졌다는 데 있다. 업계는 SK스퀘어가 기업공개(IPO) 추진이 어려워지면 11번가의 지분을 되사들이는 콜옵션(Call Option)을 행사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5000억원을 베팅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은 11번가의 기업가치 하락을 고스란히 책임지게 됐다. 이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FI가 지분 매각을 행사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Drag along, 동반매도권)과 콜옵션이 합성된 콜앤드래그가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어 MBK파트너스와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분쟁을 선택한 전문가는 7.6%(5명)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응답률은 6.1%(4명)다.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분쟁은 MBK파트너스가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식의 공개매수에 실패하면서 일단락 됐다. 다만 양측이 소송전에 돌입하면서 법적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내달 EU집행위원회(EC)의 조건부 승인과 이후 미국과 일본 정부의 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기타 항목에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공개매수가 지난해 자본시장의 주요 이슈라는 답변도 나왔다. UCK파트너스는 연초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자료=블로터·넘버스)


이번 설문에는 총 44곳의 대표 또는 임원 66명이 참여했다. 기관투자가 16곳 23명, 사모펀드 19곳 19명, IB와 자문사 18곳 24명 등이다. 

설문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는 익명을 요구한 국책은행(2명)과 공제회, 건설공제조합, 공무원연금공단(3명), 교정공제회, The-K한국교직원공제회(3명), 무림캐피탈, 부국증권, 사학연금, 삼성증권(2명), 새마을금고중앙회(2명),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신협, 우리은행, 우정사업본부 등이다. 

GP와 PEF는 글랜우드크레딧, 노틱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IMM PE, SG PE, NH투자증권, NPX PE, 오케스트라PE, UC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JC파트너스, JKL파트너스, 코스톤아시아, 큐리어스파트너스, 키스톤PE, 한국투자PE,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IB와 자문사는 대신증권,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미래에셋증권, 바른(2·법무법인), 산업은행, 삼덕(회계법인), 삼정KPMG(2·회계법인), 세종(법무법인),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율촌(2·법무법인), EY한영(회계법인),이촌(회계법인), 지평(2·법무법인), KB증권, 태평양(법무법인), 하나증권, 화우(2·법무법인) 등이 설문에 답했다. 

위 기업명은 가나다순으로 나열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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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SM엔터 인수'...2023년 자본시장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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